환자유출 빨대 'KTX의 반전' 의사구인
2011.02.21 22:00 댓글쓰기
‘반나절 생활권’을 현실화 시킨 KTX 위력으로 지방병원들의 환자유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히려 ‘KTX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의사 초빙 황금시즌인 2~3월을 맞아 어김없이 의사를 초빙하려는 병원들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이미 수도권 지역 웬만한 병원들 봉직의 자리는 만원 사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뿐만 아니라 의사들까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서울 중심부에 소재한 병원들은 이미 구직을 희망하는 의사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수도권 소재 병원은 기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의사들로 인해 만석이다보니 신규 전문의들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언이다.

예년 역시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몇 달의 휴식기간을 갖더라도 끝까지 수도권을 고수하겠다는 전문의들이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또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KTX 활성화에 따라 천안이나 대전 등 수도권에서 접근이 용이한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의사들이 늘고 있는 것.

서울 중심에서 웬만한 위성도시까지 1~2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슷한 시간에 지방으로 출퇴근을 결심하는 실속파들이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지방행은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보수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병원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비해 의사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병원의 경우 적게는 200~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추가 보수를 지급한다.

여기에 ‘주 4일 근무’, ‘사택 및 KTX 비용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의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탓에 무늬만 수도권 보다는 대접이 확실한 인접 지방병원을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역에서 매일 대전행 KTX를 타고 출근하는 재활의학과 H 전문의는 “처음에는 수도권 만을 고집했지만 출퇴근 시간도 비슷하고 대우도 좋은 지방병원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막상 실행에 옮기니 다닐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1시간 내 거리인 천안과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병원들은 올해 역시 의사구인에 한 숨을 토해내고 있다.

전북 익산의 한 중소병원 원장은 “아무리 파격적인 조건에 채용공고를 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욱이 근무 중인 의사도 나가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의사 헤드헌팅 전문업체 HR서베이 조철흔 대표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비단 환자들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라며 “의사들의 수도권 선호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KTX로 출퇴근이 용이한 지방병원의 경우 인력난이 다소 해결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다른 지방들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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