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2%, 총 생산의 23.4%, 총 소득의 31.1%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에 상급종합병원 병상은 국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밀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병상자원의 양적 비중은 감소하고 있지만, 지배적 지위는 더욱 강화되면서 지방 환자의 집중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건강보험통계연보 및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건강보험에서 서울시민의 지출은 17.8%를 차지했다. 반면 전체 건강보험 급여 수입의 26.4%는 서울시 소재 의료기관이 거둬들였다.
서울지역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급여 수입에서 서울시민의 건강보험 급여지출을 제외하고도 2010년 서울시는 2조8000억원의 의료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 서울시의 건강보험 급여 수입은 8조6000억원이나 됐지만 급여 지출은 5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비서울 지역 환자의 서울 유입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 의료수지 흑자 규모는 2004년 9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방 거주자의 수도권 진료 현황을 보면 지난 2003년 170만명에서 2005년 194만명, 2008년 222만명, 2010년 241만명 등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의 총 진료비도 8400억원, 1조1100억원, 1조6900억원 2조11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서울로 유입된 지방환자의 절반 이상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을 이용했다.
2009년 현재 서울시에는 전국 병상의 14.6%인 7만3000병상이 운영 중이다.
이 중 병원급 의료기관 병상은 4만6000병상으로 지난 1999년 이후 7000여 병상이 증가, 17.9%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병상은 약 10만 병상이 늘어 62.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상급종합병원은 1만8000병상으로 집계됐다. 전국 상급종합병원 병상의 44.6%가 서울에 밀집돼 지방 환자 집중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 중 서울시 소재 병원은 17개소에 달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체 병상 자원의 양적 분포에서 차지하는 서울시 비중은 하락하고 있지만, 질적 측면의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라며 "지역의료 약화 등 환자 집중화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