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3일 예정된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공식 거부했다. 복지부가 사전 협의 없이 면담 일정을 통보했으며 형식과 절차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12일 의협에 따르면 복지부는 실무자를 통해 임 장관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면담 일정을 통보했다. 13일 오후 3시까지 복지부로 들어오라는 요구였다.
의협은 즉각 복지부에 "면담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의협은 "복지부의 이 같은 방식이 의사단체를 보건의료정책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처사"라고 주장했다.
공문을 통해 장관 면담을 요청했음에도 실무자 선에서 전화 통보한 것은 적절치 않으며 의전상 결례라는 것이다. 하루를 남기고 면담 일정을 잡은 것도 무리라는 입장이다.
의협은 제3의 장소에서 의정 면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에서 면담이 이뤄지려면 그에 합당한 의전을 갖춰달라고 요구했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복지부에 공문을 발송했는데 오늘(12일) 실무자가 전화로 면담일정을 통보한 게 전부다.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절차"라며 "복지부가 의협을 파트너로 보지 않고 산하단체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 수장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며 고압적인 자세는 곤란하다"며 "공문을 보냈으면 적어도 같은 방식으로 답을 줘야 하지 않나. 이번 기회에 근본부터 다시 세워보자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의협의 면담 거부에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짧게 말했다. 보건의료 단체장이 복지부 장관의 면담을 거부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복지부와 의협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는 의협을 위해 시급히 면담일정을 잡았는데, 이를 의전상 결례로 해석하는 것에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반면 의협은 의료계 종주단체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