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의료분야 민간자격→국가공인 전환 논란
의료계 전문과 학회·개원의協 대책 고심…'경제적 관점에만 매몰' 반발
2013.11.18 20:00 댓글쓰기

의료계가 기획재정부의 의료분야 민간자격 국가 공인 추진은 현행 법 체계에 정면 충돌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체의학으로 카이로프랙틱 자격을 합법화 하는 정책을 정부에 건의한데 이어 기획재정부가 보건·헬스분야의 각종 치료사 민간자격을 국가공인 자격으로 전환,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20일 “이러한 정부 정책 추진에 대한 의료계의 공식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 15일 관련 전문과 학회 및 개원의협의회 대표들이 참여한 ‘민간치료사 자격증 국가공인 추진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간담회에는 의협 노환규 회장을 비롯해 병협 나춘균 보험위원장, 정형외과학회 성상철 회장,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김용훈 회장, 신경외과학회 최낙원 회장, 신경외과개원의협의회 박성균 회장, 재활의학회 김희상 이사장, 전민호 보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국민의 건강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관점에만 주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행 법에서도 생명에 직결되는 분야의 민간자격 참여는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 정책 추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 한결같은 목소리다. 카이로프랙틱 자격의 국가 공인을 시작으로 각 유사 의료기사 직역의 단독 개원 추진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더욱 경계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은 “현 의료 체계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권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정책 추진에 있어 반드시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명확히 했다.

 

카이로프랙틱 자격은 의료행위를 행할 수 있는 공식 자격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추계는 없지만 수 천 여명이 국내외에서 카이로프랙틱 혹은 그 유사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의협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카이로프랙틱 시술은 불법행위”이라며 “정부의 민간 자격증 국가공인 추진은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현행 법체계의 원리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의협은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정부 또는 국회에서 추진하는 의료분야 민간 자격증 국가공인 추진에 절대 반대한다”고 거듭 밝히고 “이러한 의료계의 입장을 정부 등 관련 부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협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비전문 부처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가 국민의 건강권은 도외시 한 채, 일자리 창출에만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주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향후 의협은 척추, 관절 질환과 만성 통증을 진료하는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관련된 학회와 개원의협의회 대표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 전문과 간의 갈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가 정부와 국회에 선도적으로 의료정책을 제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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