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이 될 전공의 하반기 모집이 결국 125명 지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끝맺었다.
지난 7월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기간 지원자 104명과 추가모집 지원자 21명을 포함해 총 모집인원 7645명(7월 모집 기준)으로 지원율은 1.6%에 그쳤다.
사실상 지원자가 전무한 수준인 만큼 보건당국이 예고한 수련병원 정상화 및 전문의병원 추진도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19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하반기 전공의 추가모집 기간 지원자는 21명으로 종료됐다.
이번 전공의 추가모집은 레지던트 1년차 1364명, 인턴 2435명, 상급년차 레지던트 3483명으로 총 7282명 규모다. 앞서 하반기 정규 모집인원(7645명)보다 363명 줄었다.
전체 인원을 살펴보면 레지던트가 17명, 인턴이 4명에 그쳤다. 이 중 빅5 병원에 지원한 전공의는 7명으로 권역별 지원 장벽을 허물고 군입대 특혜까지 제공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앞서 정부는 수련병원 정상화 및 전문의병원 추진을 위해 병원들을 독려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을 대폭 개방했지만, 지원율은 1.3%로 막을 내렸다.
이후 8월 9일부터 모집기간을 늘려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전공의들 마음을 돌려세우는 데 실패했다.
모집기간 빅5 등 다수 병원이 지원율을 올리기 위해 구체적인 지원율까지 비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복귀자는 극소수에 그친 것이다.
특히 빅5의 경우 서울대병원만 공개했는데, 국내 최정상 의료기관임에도 지원자가 0명이었다. 지난달 말에 빅5 지원자가 소수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하반기 지원 전공의들 수련이 9월부터 시작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추가모집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게 중론이다.
복지부는 “병원별로 8월 중 면접 등 절차를 진행하고 합격자 결정 후 9월 1일부터 하반기 수련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건복지부의 추가 대책은 아직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의료 지원자 전무…지역의료 적색 경보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지원자 91명 중 19명(20.9%)만 비수도권 수련병원에 지원했다.
필수 의료 과목인 내과, 외과, 소청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지원자 현황을 보면 비수도권 수련병원 지원자는 1명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충청권역(충북·충남·대전·세종) 및 전라권역(광주·전북·전남·제주)에서는 내과, 외과, 소청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지원자가 전무했다.
경상권역(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의 경우 내과 지원자 1명을 제외하고는 필수의료 분야 지원자가 없었다.
서명옥 의원은 “의료인프라가 취약한 비수도권 지역에 신규 인턴, 전공의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은 비상사태에 가까운 심각한 사안”이라며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