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의 안일함에 유감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소아청소년 응급진료 체계 개선을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의 사업 목적 및 업무 수행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는 지난 2월 28일 서울 청파로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복지부가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37곳에서 1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발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응급실까지 갈 필요가 없는 경증 소아 환자를 치료해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4년 도입됐다.
상대적으로 증세가 가벼운 아이들이 밤중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응급실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대기시간도 길지 않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협회에 따르면 전국 37곳 달빛어린이병원 중 공휴일 야간진료가 가능한 곳은 5곳(13.5%)에 불과하다. 토요일 야간진료 가능한 곳은 9곳(24.3%), 일요일 야간진료는 5곳(13.5%) 뿐이었다.
아동병원협회는 “현재의 달빛어린이병원 인식은 야간과 휴일에 해열제 처방전만 발행 가능하면 되지 않겠냐는 안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른바 무늬만 달빛어린이병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소아응급실 기준인 고열 발생환자 치료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닌 전국 대부분의 아동병원과 1차 의료기관에서 80% 이상 치료를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도입 후 목표 달성 여부‧실적 등 사업평가 전무”
협회는 2014년 제도를 도입한 후 단 한 차례도 사업평가가 없었던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응급실 전 단계 과밀도 해소라는 사업목표 달성 여부, 소아환자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 이송 역할 및 실적, 지역 불균형 해소, 현장 의견 등에 대한 평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소아응급 진료 개선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모든 종별 의료기관 소아진료의 야간, 공휴일 및 일요일 가산 체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별, 시간별 소아 가산제 역시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더불어 "환자 중증도에 따른 종별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동병원협회는 “상급종합병원은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실 위주의 중증환자, 아동병원은 준중증 환자, 의원은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응급치료 인적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폐기된 1339를 복원하고 병원방문 전(前) 단계 이송 및 병원 간 전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양동 회장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3년 동안 전국 120곳의 아동병원은 발열 등 아급성 질환 백만명 이상의 외래환자를 진료했고 15만명 이상은 입원, 치료 서비스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당국은 지금의 소아 응급의료체계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아동병원 역할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