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추진에 반대하는 의료계와 정부 간 대치가 대학과 교수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강원대 의대 교수들은 대학 본부의 의대 정원 신청에 반발해 삭발 투쟁에 나섰다.
강원대는 지난 4일 교육부에 의대 정원을 140명으로 증원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오늘(5일) 의대 교수들이 본부에 항의했다.
류세민 강원대 의대 학장(흉부외과)과 유윤종 의학과장(이비인후과) 등 교수진들은 이날 오전 강원대 의대 앞에서 대학의 일방적 의대 정원 신청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가졌다.
이날 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와 박종익 강원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학장단의 삭발을 도왔다.
교수들은 "의대 증원 신청에 대해 교수들이 77%가량 유보해야 된다고 결의했고 그 뜻을 총장에게 전달을 했지만 의대 교수들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교육부에 증원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전공의나 휴학계를 낸 학생들에게 면목이 없다. 어떻게 뜻을 표할 방법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강원대 의대생들의 반발도 상당하다. 강원대 의대 및 의전원 학생들 역시 성명서를 통해 대학본부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의대생 및 의전원생들은 "강원대 의전원 비상시국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 29일 강원대 총장께 의전원 학생들의 뜻을 전달했지만 총장은 100여 명 증원을 희망했다"며 "의대 증원은 실사구시 건학 이념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 글로컬 대학을 꿈꾸는 강원대 교육 목표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은 의과대 학생과 교수진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전국의과대교수협의회와 의대협 모두 4일 예정된 증원 수요 조사 제출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의대 희망 수요조사에서 강원대 의대 측은 2024년도 입학 정원을 기존 49명에서 51명을 늘린 100명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지난 4일 의대 정원 증원규모 관련 긴급 교무회의를 거친 끝에 140명으로 증원 신청했다. 대학은 "의대 정원 신청은 교무회의를 거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