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3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원을 앞둔 서울백병원 직원들이 의사 직군을 제외하고 전원 부산 지역으로 발령받을 전망이다.
13일 데일리메디 취재 등에 따르면 인제학원은 최근 직원들을 상대로 오는 9월 1일 자로 부산 지역 형제병원으로 발령한다고 공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학원이 부산 지역에서 운영 중인 병원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두 곳이다.
폐원한 서울백병원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으로는 발령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간호사와 행정직 등을 포함한 서울백병원 전(全) 직원들은 2개월을 채 남기지 않고 부산으로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인제학원은 직원들 이주를 돕고자 부산으로 발령받는 경우 월세와 교통비, 이사비 등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부산 이주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4인 가족이 이사하게 된다면 이사 비용으로는 140만원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부산으로 발령받게 되면 직원들의 연봉은 부산 임금에 맞춰 4%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서울백병원 노조와 교수노동조합 등은 소송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백병원 교수노조 관계자는 “서울에 연고를 두고 살아가던 직원들이 왜 하루아침에 부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원들을 부산으로 일괄 배치한 것은 싫은 사람은 나가라는 뜻”이라며 “병원 경영에 개입한 적도 없는 직원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법인 측이 제안한 지원금을 계산해 보면 1인당 1000만원 정도”라며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건데 억 단위도 아니고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의사 직군 발령지 미확정…환자 혼란 가중
다만 서울백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 거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교수노조 관계자는 “폐원 소식을 발표한 이후 어느 병원으로 옮기는지 묻는 환자들이 많은데 명확한 답변을 해주지 못하고 있어 죄송스럽다”며 "환자들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담당 교수 거처를 알아야 환자들도 향후 치료를 결정하고 준비를 할텐데 결정된 부분이 없다 보니 답답하다”며 “이는 환자를 볼모로 잡는 것과 진배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이 폐원을 발표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 등과 협의해 법적 대응을 이어 나가는 것뿐”이라며 “변호사 등 도움을 받아 소송으로 맞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