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지역의료 회생을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해선 정부와 의사단체 간 시각 차이가 극명했다.
의사협회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의대정원 수요 조사와 의과대학 유치 열풍을 우려를 피력한 반면 복지부는 자긍심을 갖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6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을 비롯한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 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이 참석했다.
의사협회는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 회장을 주축으로 박진규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에선 필수‧지역의료 미래 비전과 정책패키지 수립 방안이 논의됐다.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종합적인 정책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지난 회의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다.
복지부와 의협은 ‘자긍심 있는 의사가 근무하는, 활기찬 필수‧지역의료 생태계 구축’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우선 해결 과제와 근본적 제도개선이 필요한 중장기 과제로 나눠 접근키로 했다.
상급의료기관‧응급실에 경증환자의 불필요한 쏠림 완화
특히 의협은 필수‧지역의료 분야 의사인력 재배치‧확충 방안 마련을 위해 전반적인 영역에서 구체적인 과제와 고려사항을 제안했으며 관련 추진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상급의료기관‧응급실이 중증‧응급 필수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증환자의 불필요한 쏠림 완화, 올바른 의료이용에 관한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 의뢰회송 제도개선 등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의료사고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개설 제한 등 합리적인 병상 정책 마련을 위한 법제화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병원 인력구조 재편 등 전문의 중심의 병원 일자리 창출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개선 방안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며, 현지조사와 행정처분과 관련된 의료기관 애로사항도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개선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향후 복지부와 의사협회는 필수‧지역의료 분야로 의사인력이 재배치‧확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신속하게 종합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의사 증원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했다. 의사협회는 여론조사를 통한 의대정원 증원 논의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공백 위기 속에서 왜 현장 의료인이 지역·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됐는지 원인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긍심을 갖고 의료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해야 할 일은 의사가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필수·지역의료 환경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최근 의과대학 정원, 의대설립, 공공의대 설립 의료 관련 이슈가 넘쳐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가 의미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학원, 미래 의대 지망생 등 수많은 국민들이 각자 이익에 따라 의대정원 증원을 외치고 있으며 거주 지역 의대 설립을 원하는 국민들과 이에 동조해 국회의원들은 지역구에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아무리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넘쳐난다 해도 출생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동네소아과가 생길수 있겠는가. 이는 지극히 간단한 경제적 논리”라며 “과학적 근거에 입각, 의대 정원을 책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