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다수 의대가 사직서 제출을 결의하고, 자체 설문에서도 압도적으로 사직서 제출 의향이 드러낸 가운데 앞으로 열흘 가까운 시일 내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20개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방재승)는 15일 저녁 2차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번 총회에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가 참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의대별로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및 휴학 위기 시 사직서 제출 의향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으며, 이 중 16개 대학이 설문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어 "설문이 완료된 대학들에서 사직서 제출 찬성이 압도적이었다"며 "대학별 사직서 제출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5일 이후 각 의대 일정 등에 맞춰 자율적으로 사직서를 낼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오는 22일 진행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3차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되기 전까지는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자와 함께 행동할 준비 마친 스승들
이번 총회에 앞서 이미 상당수 의대가 자체 회의에서 사직서 제출을 합의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 비대위는 지난 7일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구체적인 사직서 제출 시점을 결정하진 않았다.
이어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교수들이 포함된 서울의대 비대위도 지난 11일 회의에서 오는 18일 집단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대구가톨릭의대와 경상국립의대도 지난 12일과 13일 각기 진행된 사직 찬반 조사에서 각각 89%에 이르는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에 찬성표를 던졌다.
연세의대와 충북의대는 오는 18일 사직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 밖에 15일까지 국립의대 10곳 중 6곳, 사립의대는 13곳 이상이 성명을 내고 집단행동을 시사했다.
의대 교수들은 공통적으로 전공의들의 사법조치를 가장 우려하고 있으며, 사직서 제출 역시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처분을 내리는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대구가톨릭의대 비대위는 지난 12일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공의 제재 시 89.4%가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비대위가 사직서 제출 시작일로 정한 이달 25일은 정부로부터 면허 자격정지 사전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의 의견서 제출기한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날까지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의견서에 기재한 사직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처분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비대위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직서 제출 결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