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를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올 2월 전공의 병원 이탈 후 정부가 공개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7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환자의 의료 이용에 많은 불편을 끼치고 있어 보건의료정책 책임자인 장관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개혁 추진 과정에서 필수 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당초 이날 브리핑은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맡을 예정이었으나 당일에 조 장관이 직접 하는 것으로 바뀌어 공지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미안하다’는 표현을 한 것은 처음이다. 장관이 이 말을 하기 위해 브리퍼(브리핑을 하는 사람)로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조 장관의 사과는 용산 대통령실과도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복지부는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사과는 아니다”라면서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이에 대응하는 현안 브리핑을 연 대한의사협회는 조 장관의 사과에 대해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앞서 의료계는 대통령실의 ‘의사인력 추계기구’ 신설 등 참여 요청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정부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특히 의협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 등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해 현재의 의료 대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충분한 사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사 악마화에 몰두해온 정부가 전공의에게 미안한 마음을 처음 표현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여당 또한 이날 정부의 사과 표현이 의료계가 말한 ‘태도 변화’에 응한 것이라 판단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의료계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고, 정부가 이에 화답했다”면서 "정부가 열린 자세로 의정 간 불신을 해결하겠다는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