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2026년 의대증원 감원 보장 등 조건부 대화 의지를 비춰 기대감을 모았지만, 결국 의료인력 수급추계 위원회(추계위) 불참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최근 의료계 연석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가 오는 10월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추계 위원회에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유는 내년도 입시의 완전한 종료 전까지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철회 가능하기 때문에 협상에 대한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발표에 앞서 최 대변인은 “2025년에 초래될 의대교육 파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부터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 달라"고 언급해 대화 국면 전환에 기대감이 모였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전공의를 향해 “미래 진로를 고민할 전공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간 의협은 추계기구 참여 등 대화 핵심 전제를 2025년도 백지화로 규정했지만, 앞선 발언으로 한걸음 물러선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대화 가능성이 전망된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강경한 반대와 함께 내부 반발 등도 포착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시됐던 만큼 시기상조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해당 보도 직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개인 SNS에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 임현택 회장은 아무렇게나 지껄이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결국 전공의들은 2025년도 전면 백지화를 골자로 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이에 따른 협의체 참여 무산 가능성도 거론됐다.
또 해당 분위기가 전해진 직후 의료계 일각에서 거센 반발들도 나왔다. 노환규 前 의협회장 역시 대화 신호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노 前 회장은 "난감한 상황에 빠진 것은 윤석열 정부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에게 조건이 맞춰진다면 링 안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다면 그것은 큰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의사인력추계위원회 출범 예정…의료계 불참으로 유명무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간호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분과별 위원회로 구성되며 각각 전문가 13명이 배정될 예정이다.
분과별 위원회 위원서 7명은 각 직종의 관련 단체가 추천하고 나머지 6명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수요자 추천 전문가 3명과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추계기구 설치는 의료계 요구사항으로 참여를 논의 중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거부로 이달 18일까지 위원 추천을 받아 연내 출범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