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교원 등 교육 주체의 의대 정원 확대 효과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찬성 비율이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지난해 12월 성인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9.3%의 의대 증원 찬성 결과와는 다소 상반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은 최근 국회 소통관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설문대상 교육주체 4만867명 중 48.6%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는 ▲유치원, 초·중학교 학부모 50.2% ▲고등학교 학부모 20.2% ▲기타 10% ▲유치원, 초·중학교 교원 9.2% ▲고등학생 7.2% ▲고등학교 교원 3.2% 등이 참여했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인 49.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82.5%가 의대 증원으로 재수생이 많아질 것이라는 질문에 긍정했으며, 사교육 쏠림 현상 증가 또한 응답자의 70.9%가 '그렇게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의료계와 정부, 시민사회 간 쟁점이 존재하는 질문도 질의했다.
'현재 국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3.2%가 긍정했고, '현재 거주지역 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49.2%가 부정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72.1%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이기 때문에 지방 현실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
지역 별로 살펴보면 ▲울산 67.7% ▲전남 66.6% ▲충남 57.4% ▲강원 43.1% 순으로 '거주 지역 내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도권의 경우 응답자의 51.6% 가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고 인식한 한편 지방의 경우 42.5% 는 부족하지 않다고 인식하며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의대 정원으로 향후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과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50%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강득구 의원 "의대 증원 공감대 형성됐지만 교육현장 우려 미반영"
강득구 의원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 목소리가 많았다"고 해석했다.
재수생 증가 및 사교육 조장, 입시지도 영향, 이과 학생의 의대 쏠림 등이 우려되지만 교육현장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은 없다는 것이 강 의원 지적이다.
강 의원은 "의대정원 확대는 정부의 큰 결단이고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단순히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극심한 의료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 실질적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