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정립되면 30~40년내 의사 수급 해결"
암센터 강은교 교수 "주치의 역할 확대 등 외래진료 수요 50% 담당 가능"
2022.11.09 06:00 댓글쓰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부족한 의사 수를 근거로 우리나라 의대 정원 확대 요구가 들끓는 가운데, “커뮤니티케어(통합돌봄)·주치의 제도 등 일차의료가 확립되면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료계 시각이 나왔다. 


최근 의대 정원 정책 연구에 착수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8일 제21회 보건의료포럼을 개최하고 객관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그동안 의대 정원을 두고 심층적 고민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근거만 드는 ‘아전인수’ 행태가 답답했다”며 “의대 정원이 정치권 또는 특정 집단을 위한 먹잇감이 아니라 중요한 미래 의제로 취급되길 바란다”고 계기를 밝혔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강은교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년 7월 OECD가 발표한 ‘2022 보건통계’를 다각도로 해석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명의 외래진료 이용 횟수는 연간 14.7회로 OECD국 중 1위였지만 인구 1000명 당 임상의사 수는 2.5명으로 평균인 3.7명에 못 미쳤다. 


이 수치는 그간 “국민 의료 이용은 높아졌지만 의사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해석되며 정치권과 노동계 등 사이에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 쓰였다. 


강 교수는 단순히 숫자를 기준으로 의사인력 부족을 논하기 전에 환경 등을 고려해 데이터 함의를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행위별수가제가 적용되는데, 단순히 외래진료 횟수가 많다고 해서 의료접근성이 좋아졌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 수 없다”며 “의사 외래진료 부담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0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영국 사례를 소개했다.  


의사 수는 비슷하지만 주치의제도, 커뮤니티케어가 자리 잡은 영국은 주치의와 전문의를 별도로 추계하고, OECD 통계와 별도로 정확한 일반의 숫자 추계를 위해 매년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또 커뮤니티케어 확장에 따라 주치의 역할이 변할 수 있는 점을 고려,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고 수급추계를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집중 등 지역별 편차 고려해서 의사 수급 방안 모색해야"


강 교수는 “한국도 영국처럼 주치의제도, 커뮤니티케어가 자리잡는다면 의사인력 수급은 30~40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강 교수가 “2030년 기준 한국 의사 30%가 주치의 역할을 하게 되며, 주치의가 커버하는 의료수요는 전체 외래 수요의 절반이 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또 “2030년부터 국가고시 통과자의 30%를 주치의로 뽑고, 의사 1일 노동량(2018년 기준)을 적용해 생산성이 해마다 0.5% 증가한다”는 가정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 지역별 편차와 진료과별 상황도 의사 수급 추계에 고려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수도권 쏠림 등 지역별 의사 수급 편차가 큰 상황이다. 


강 교수는 “일본의 경우 지역 편차를 고려해 지역별로 수급추계를 별도로 수행한다”며 “편중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역으로 의사인력이 초과하는 경우도 고려하면서 접근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피과에 대한 지원, 의료취약지 수급 활성화 유인 등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하고 커뮤니티케어 등 의료정책 변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의사인력수급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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