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국시, 기초의학 역량 평가 사실상 전무"
연구팀, 2016년~2018년 분석…"필기시험 전체 문항 중 2.3% 불과"
2023.03.02 13:07 댓글쓰기



전남·부산·가톨릭·고대의대·서울대 연구팀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도 의사 국시 문항자료 분석 결과를 연세대 의대 의학교육논단에 발표했다. 그 결과, 현행 국내 기초의학 수준이 적나라하게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2일 의학교육논단을 통해 "국내 의사 국가시험에서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하는 문항이 예방의학을 제외하면 전체 문항의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히 "기초의학 관련 문항 대부분이 약리학과 미생물학에 관련돼 있어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은 기초의학 역량을 사실상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의사 국가시험은 1952년 도입됐으며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관리업무를 위탁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199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의과대학협회가 발간한 기본의학교육 학습성과집 3가지, ‘과학적 개념과 원리 중심’, ‘진료역량 중심’, ‘사람과 사회중심’ 학습성과에 기술된 내용을 분석했다.


의사 국가 필기시험이 기초의학 역량을 사실상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은 필기시험에 출제된 기초의학 문항이 전체 문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했다.


"미국은 기초의학 역량 별도 평가하는 1단계서 280문항"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의사 국가시험에 출제된 해부학을 비롯해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기생충학 등으로 구성된 기초생의과학 문항이 전체 출제 문항의 2.3%이다. 


연구팀은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 과목으로 지정된 보건의약관계법규에 포함된 예방의학과 법의학 문항 비율이 5.8%이라는 연구결과에 근거했다. 


특히 기초생의과학 문항의 총합이 예방의학과 법의학 문항으로 구성된 보건의약관계법규 문항 수의 절반도 안됐다.


이는 보건의약관계법규를 제외한 기초의학 문항이 의사 국가시험 360문항 전체에서 10문항도 출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이 기초의학 역량을 별도로 평가하는 단계 1에서 280문항을 다루는 것과 비교하면 기초의학 역량을 30문항 정도 평가하는 국내 의사국시가 사실상 기초의학 역량을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의사 국가시험 문항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없다고 해도 의과대학이나 의대생, 의사 모두 우리나라 의사 국가시험이 기초의학을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에 따르면 기초의학 관련 문항이 3년간 의사 국가시험 전체 문항의 22.0%에 해당했으며 기초의학과 기초의학 관련 문항 수를 모두 분석한 결과, 3년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들 문항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기초의학 문항은 모두 약리학, 미생물학 및 면역학 그리고 기생충학과 관련됐으며 시험 문제도 3개 과목에 치우쳐 출제됐다.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등에 관련된 기초의학 관련 문항이 소수 있었으나 기초의학 문항은 없었다. 특이하게도 병리학은 병리학 문항뿐만 아니라 병리학 관련 임상의학 문항도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병리학 문항이 전체 문항의 44%~52%를 차지하는 USMLE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결과”라며 “우리나라 병리학 교육이 질병 진단에 치우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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