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00명 넣고 진행하는 필수과목 강의 봤냐"
배장환 前 충북의대 교수 "국립대 의대 교수 '1000명 증원' 불가능하다"
2024.08.16 15:14 댓글쓰기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다가 지난 7월 사직한 배장환 전(前) 충북의대 교수[사진]가 16일 청문회에서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모든 과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배 전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장을 지냈으며 지난 7월 14일부로 충북대병원에서 사직한 뒤 부산 某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 전 교수는 국회 교육위원회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의대 정원이 늘었을 때 해부학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냐"라고 묻자 "제대로 되지 않고 뒤편에 있는 학생들은 카데바가 보이지도 않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카데바 1구에 6~8명이 적정 수준이 아니라 그게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수준"이라며 "한두명만 더 늘어도 뒤에 있는 학생들은 인대가 전혀 보이지 않고, 간을 싸고 있는 조직 구조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해부학 실습을 마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의대 증원이 의료 질(質) 높이는 것이 아니라 격하시키는 것"


김 의원이 "그러면 의대 증원이 의료 질(質) 높이는 것이 아니라 격하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하자 배 전 교수는 "지금 갖고 있는 의료시설이나 교지, 면적, 학생 1인장 면적, 학생 1인당 교수 수 등 후퇴하면 후퇴했지 절대 전진할 수 없는 구조"라고 확신했다.


배 전 교수는 의대 시설에 대해서도 "교육부와 총장은 200명 학생이 들어와도 1~2년은 예과과정이기 때문에 강의실을 증설하면 된다고 하지만 예과과정도 학점 3분의 2정도가 필수과목"이라며 "여기 계신 의원님들 중 200명을 한꺼번에 강의실에 넣고 필수과목 강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200명 학생을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최소한 60명씩 4개 반으로 나눠야 한다. 강의실 60석까지 4개, 교수 4명이 한꺼번에 투입돼 따로 따로 강의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국립의대 교수 1000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배 전 교수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계획은 발표했지만 실상 아무 계획도 수립된 게 없다"면서 "1000명을 늘리겠다는 것도 신규 인력을 발령하는 게 아니고 기존 병원 돈으로 발령됐던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옮기는 것 뿐이다. 그러면 숫자는 똑같고 직급 변경만 생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 새로운 교수를 1000명 증원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대비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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