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30곳 중 18곳만 의대 학생을 위한 행동강령을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가 책임 있는 전문직으로서 권위와 품격을 갖기 위해서는 학생 때부터 의학전문직업성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정연)가 ‘자율규제 관련 의과대학 학생 행동 가드라인 개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20일 의정연에 따르면 전국 3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중 학생을 위한 행동강령 등을 구비한 곳은 18곳에 불과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의과대학마다 행동강령을 두고 학생들 스스로 준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의정연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 대만, 일본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의과대학 행동강령 및 지침 등을 수집·분석하고, 국내 의과대학 행동강령 사례 등도 참고해 ‘한국 의대생 자율규제 지침’을 만들었다.
자율규제 지침은 서문, 총론, 학습·연구윤리, 임상실습 윤리, 기타 등 총 26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총론에서는 의학전문직업성의 필요성, 스승과 선후배 및 동료 등에 대한 존중, 차별 및 폭력 금지,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존중, 약물 오남용 등에 대해 다뤘다.
학습·연구윤리에서는 부정행위 금지 등 학생으로서 자세, 자율적 학습 자세 등 함양을, 임상실습 윤리에서는 환자 및 환자 가족에 대한 존중, 개인정보 누설 또는 잘못된 정보 제공 금지 등을 다뤘다.
기타에는 강의 평가 및 설문 등 학교생활 참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에서 환자 정보 유출 금지 등이 포함됐다.
의정연은 “아직 학생 행동규범 또는 강령을 갖추지 못한 국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해당 모델을 참고해서 자체적으로 행동강령 또는 지침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의대생협회의 협력이 주요했음을 강조했다. 의대생이 수동적인 피교육자의 신분을 넘어 예비의사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교육 관련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데에 의의를 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