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 '24%'···2년 연속 '급락'
저출산 가속·코로나19 장기화 따른 타격 등 악재 겹치면서 '위기감' 심화
2021.12.11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임수민 기자] 소아청소년과의 하락세가 2년 연속 뚜렷하다. 지난해 전공의 충원율이 30%에 그치며 시작된 위기는 올해 모집에서도 더 낮아지며 재확인됐다.
 
저출산 시대에서 소청과 개원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료 실적이 급감한 것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소아청소년과 날개 없는 추락…충원율 37.3%→23.9% 뚝
 
데일리메디가 ‘2022년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마감일인 지난 8일 전국 수련병원 56곳을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총정원 192명에 46명이 지원해 경쟁률 0.24대 1으로 마무리 지었다.
 
소청과는 지난해 지원자가 대폭 감소해 충원율 37.3%를 보이며 충격을 안겼는데, 올해는  23.9%를 기록해 전공의들이 기피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빅5병원은 물론 주요대학병원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으며, 지원자가 제로(0)로 나타난 병원 또한 많았다.
 
서울대병원(16명 모집 13명 지원), 서울아산병원(8명 모집에 6명 지원), 삼성서울병원(6명 모집에 3명 지원)은 모두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지만 절반 이상 모집에 성공하며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은 14명 모집에 지원자는 3명에 불과했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3명 모집에 2명만 지원해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도권 병원은 역시 사정은 같았는데 고대의료원은 고려대안암병원만 3명 모집에 1명이 지원했으며 고려대구로병원과 안산병원은 지원자가 없었다. 
 
그 외 경희대병원은 3명 모집에 1명 지원, 단국대병원 2명 모집에 1명 지원 등을 제외한 수도권 수련병원은 전공의 단 한 명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지방대병원 또한 부산대병원(1.00)과 양산부산대병원(0.4), 충북대병원(1.00), 제주대병원(1.00), 강원대병원(1.00)을 제외하고는 지원자가 0명이었다.
 
3년제 전환 결단 효과 미비한 상황…“중장기적 대책 마련 절실”
 
소아청소년과는 5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전공의들의 선택을 받고 병원마다 초강세를 보이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6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서울대병원 소청과는 14명 모집에 21명이 지원했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3명 모집에 22명이 지원했다.
 
2017년도 모집 역시  2017년 212명 모집에 240명이 지원해 113.2%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진행된 2021년 전공의 모집에서는 204명 정원에 76명이 지원해 지원율이 37.3%로 급락했다.
 
5년 사이에 3분 1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26개 과중 가장 많이 급감했다.
 
이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지난 10월 소청과학회는 수련과정을 3년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모집을 두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앞서 지난 6월 학회는 3년제 전환에 대한 안건을 평의원회에 상정 및 의결했다. 찬성률은 77.5%에 이르렀다. 이어 9월 대한의학회에서 최종 승인됐고, 지난 10월 입법예고가 이뤄졌다.
 
고심 끝에 학회가 결단을 내린 데는 지난해 ‘모집 참패’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한 해 만에 지원율이 30%가량 떨어졌다. 일선 병원에서는 벌써부터 인력공백으로 비상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특단의 조치에도 올해 지원율은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학회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분위기다.
 
앞서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3년제 전환에 따른 효과가 바로 나타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모집 마감을 앞두고 학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도 지원율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비인기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김 이사장은 자신했다.
 
그는 “전공의 기피 근본적인 문제는 소청과 수련을 받은 후 진로가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소청과는 개원가 의존도가 높은 전문과목인데, 개원가 형편이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전공의 모집 성적에도 곧바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개원가 의존도를 낮추고, 대학병원에서 소청과 전문의가 설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학회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전체 소청과 전문의 수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중증환자 치료 수요가 늘어가는 가운데 중증소아환자를 진료할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과 관련, 학회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소청과 전문의가 이 제도에서 적극 활용되기 위해선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단기적으로 소아가산을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론 소아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대학병원에서 소청과 전문의 고용에 적극적이기 위해선 수가 개선이 시급하다”며 “최소한 기본적인 필수의료가 무너지지 않도록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정연·임수민 기자 (mu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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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전망 12.15 21:28
    참 암울한 인구전망이네요...소아가 없고 인구구조가 고령화되어 인기과가 아니더라도  병리,방종, 흉부외과등 다른데가 훨 전망이 좋아 보입니다. 그려, 다른 일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애들 이쁜얼굴 보는것도 좋은데... 이나라엔 애들이 없으니... 딴나라로 가서 해야할듯
  • 10년 12.14 21:19
    제발 애좀 낳읍시다.  나라가 위험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10년 15년 답이 없네요
  • 세월 12.14 21:17
    예전에 메이저 과였는데 청진기 하나면 지역 의료를 책임질수 있었던.

    지금은 둘러봐도 환자가 없네~~~  이미 배출된 전문의만 넘치고, 대학엔  일안하는 교수들만넘치고,  뭔가 열심할 생각은 없고, 지원만 바라고 시다바리할 젊은 친구들만  원하는 사람들천지네

  • 소아청소년 12.13 20:37
    현재 인구구조와 이미 배출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숫자를 고려하여 한 5년간 모집을 안하는것도 방법    인구구조를 바꿀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으니  전문의 숫자를 줄이고 투자를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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