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 감염 의심 환자를 마주하는 응급실 및 코로나 확진 환자를 치료하는 병동은 아수라장이다. 치료할 수 없어 하루에도 십수 명씩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서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9일 ’코로나19 현장 상황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폭로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여한솔 회장은 “지난 11월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 계획’ 이후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는 누구나 예상했듯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의료현장에서는 언론에 노출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초기에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마주하는 응급실 및 코로나 확진 환자를 치료하는 병동은 아수라장”이라며 “치료할 수 없어 하루에도 십수 명씩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서 제때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회장은 “서울 경기권에는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이미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음에도, 보건 당국은 병상이 아직도 여유가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 환자가 폭증해 확진자의 응급실 내 체류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것은 기본, 300시간이 넘어 응급실에서 격리해제 하고 퇴원시킨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이러한 비극을 묵묵히 감당하며 현 대한민국 사회의 위기 대응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전공의뿐만 아니라 119 구급대에 근무하는 선생님들, 간호사 선생님들, 공중보건의사 선생님들 또한 이 대한민국이 코로나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휩쓸리지 않도록 의료의 최전선에서 맞서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이러한 보건의료인 노력에도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 약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의 보건의료 위기 대응체계는 처참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여 회장은 “중수본 고위 공무원은 지난 11월 ‘일 확진자 수가 1만명대에 이르더라도 비상 계획을 발동하지 않을 수 있다.의료체계가 견딜 수 있는 한계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정부와 이재명 캠프, 윤석열 캠프 등 여러 사회 지도층은 겉으론 관심을 두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위중증, 사망 환자들이 폭증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재택격리하고 있는 환자들의 심정지, 의식저하 상황을 마주한다”며 “감염병 관련한 국가적 위기상황일 경우 맞닥뜨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인력 및 병상확보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수순임에도, 일상회복 계획에서 의료계가 처한 현장은 안중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쏟아지는 확진자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어떠한 시스템을 이용해서 이들을 전담병원으로 이송할 것인지 등 그 어느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안타까운 현장을 맞이할 때마다 ‘K-방역’ 치적만 홍보하는 행태에 보건당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대전협은 ”더이상 젊은 의료진의 피땀을 갈아 넣으며 ‘덕분에’ 따위의 말 한마디로 우리의 희생을 욕보이지 말아달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부처, 여야당 국회의원 등은 쓰러져가는 환자들을,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생사(生死) 현장에서 고통에 허덕이는 환자들과 끝까지 함께 하는 젊은의사들의 간곡한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