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장기화···의대, 학생 실습 등 메타버스 도입
서울의대, 카데바 대체 인공지능(AI) 교육 호응···아주대병원도 플랫폼 마련
2021.09.18 06:33 댓글쓰기
사진출처 메디컬아이피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수업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의과대학 수업에서도 이와 같은 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 수업이 새로운 예다. 메타버스는 가상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기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이다. 아바타를 통해 일상·경제활동 등을 영위하는 가상세계라고 보면 된다. 
 
이는 기존 비대면 수업인 화상 수업 ‘줌(Zoom)’ 등으로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는 해부학 및 외과 분야 등의 실습수업을 소화할 수 있어 그 수요가 높아지는 중이다. 
 
지난 6월 서울대 의대는 국내 최초로 AI 임상 실습수업에 메타버스를 접목했다. ‘해부 신체구조의 3D영상 소프트웨어·3D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 수업에서 실시됐다. 
 
구체적으로 ▲AI소프트웨어를 활용한 CT 영상의 3D 모델링·분석 ▲3D 모델링 기반 인체 영상 분할 ▲분할 데이터 기반 VR·AR 해부학 콘텐츠 활용 실습 ▲3D프린팅 해부학 모델 제작 등을 수행했다. 
 
학생들은 의료영상을 가상세계에 확대 적용, 환자의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해부학 구조물을 분할·추출·가공해서 웹 환경에 직접 업로드했다. 
 
해부학 실습 교육은 일반적으로 학교 측에서도 경제적·윤리적 한계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가상세계서 체험토록 하는 혁신 기술을 통해 환자 진단·모의 수술에 대한 경험이 가능할 수 있다. 학생들 수업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직접 제작한 해부학 구조물을 VR로 체험했을 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됐는가’ 라는 질문에 ‘매우 많이 도움이 된다’ 47%, ‘많이 도움 된다’ 40%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메타버스 의료 콘텐츠 양과 질이 개선됐을 때 해부학 교육적 활용 가치가 얼마나 될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80%가 ‘매우 높다’, 20%가 ‘높다’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카데바(해부용 시체)를 사용키 어려운 지역에서 의료진 교육 및 수술 시뮬레이션·환자 대상 설명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해당 교육은 카데바를 대체하는 해부학 실습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되며 수업에 대한 호응이 괜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술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 연출 및 그에 따른 햅틱(촉각) 반응, 내부 장기 세밀한 움직임 등까지 구현키 위한 기술 고도화가 진행 중”이라며 “실제 로봇수술 시 활용하는 네비게이션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 온라인 의학교육 플랫폼 개발···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서 의료진 교육도
 
아주대병원은 온라인 의학 교육 플랫폼 ‘AMUSE’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까지 이곳에 등록된 콘텐츠 중 동영상은 1296개, 문제는 5063개 등이다. 이는 의대생 강의 뿐 아니라 신규 간호사 교육·임상시험 종사자 교육·전공의 실무 교육·임상과 컨퍼런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향후 플랫폼을 고도화해 메타버스 교육환경과 분야별 통합교육 시스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의학교육 분야 콘텐츠 서비스 관련 미팅을 진행하고 있고 메타버스 교육환경 등은 연내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을 위한 교육에도 메타버스가 적용되는 추세다.

지난 5월 말 열린 ‘2021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 제29차 온라인 학술대회’에서는 해외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XR 플랫폼을 활용한 수술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본인 아바타를 설정하고 가상 강의실에 입장, 폐암기수술 기법 등을 배웠다. 수술은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중계됐다. 

참가자들은 수술실 내 구축된 360도 8K 3D 카메라로 집도의·수술간호사·수술실 내 환경을 원하는 시점대로 볼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VR 콘트롤 기기를 통해 상호작용도 할 수 있었다.
 
전상훈 ASCVTS 회장(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때문에 메타버스 시대가 급물살을 탔다”며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실습이 중요한 의학 교육 상 어려움이 있고 감염 우려 탓에 대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의료분야는 매우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지만 그 가치는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상당히 크다”면서 “단순한 VR 콘텐츠 몇 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빅데이터·AI 등 첨단 기술을 XR 기술과 융합한 ‘가상 종합병원’을 구축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상위 개념 서비스를 통해 헬스케어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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