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박정연 기자] 11개 국립대 의과대학의 교원 성비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각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개 국립대 의과대학의 평균 여성 교원 비율은 21.8%에 그쳤다. 2020년 교육통계연보의 고등교육기관 여성 교원 비율 27%와 비교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전북대학교가 15.7%로 가장 낮았다. 치과대학인 강릉원주대학교를 제외하면 충남대학교가 28.1%로 가장 높았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대 의과대학은 17.6%로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교원의 성별 구성에 관한 2021년도 목표인 18.3%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는 서울대학교와 전북대학교를 비롯해 충북대학교(16.9%), 전남대학교(18.0%)까지 4개 학교가 포함되었다.
학내 의사결정의 성별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여성 교원의 보직 참여율과 주임교수 비율은 대학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국립경상대학교(58.3%)와 충북대학교(47.6%), 경북대학교(42.9%)는 40%가 넘는 보직 참여율을 보였지만, 서울대와 부산대는 각각 10%와 9.1%로 여성 교원 성비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서울대와 부산대는 주임교수 성비 역시 표본이 매우 적은 제주대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규모가 큰 주요대학임에도 두꺼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권 의원은 꼬집었다.
전공별 교원 성비 역시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는 36개 전공 중 12개 전공, 부산대는 37개 전공 중 19개 전공에서 여성 교원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주요 인기 전공인 정형외과와 성형외과의 경우 전공이 개설된 10개 대학을 합쳐 여성교원 1명씩만 근무하고 있었다.
권 의원은 “의과대학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이 낮기 때문에 교원 성비를 맞추기 어렵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의 여성 비율을 보면 1986년까지는 비율이 10% 이하였으나, 2006년도 학부 기준 43%까지 증가하는 등 2000년 이후 학부와 대학원을 종합하면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이 37.2%에 달했다. 규모가 큰 부산대학교(39.3%)와 경북대학교(32.6%)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권 의원은 “의과대학을 졸업하는 여학생 비율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성 교원 성비는 대학의 성비 격차 해소 노력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여성 교원이 부재한 교실의 존재가 우수한 여성의료인들의 진로를 전통적인 일부과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개선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지적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현재 임상교수 중 여성 비율이 40% 이상으로 파악된다”며 “시간이 지나면 여성 전임교원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답변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여성교원 문제는 대학교 차원에서 특별히 챙기고 있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