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진료와 함께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숙명이 돼 버린 연구. 임용과 승진에 연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료실적과 연구실적 이중고를 겪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들의 스트레스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각 병원마다 유독 논문에 두각을 나타내는 교수들 존재감에 관심이 모아진다. 동료 교수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45개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우리병원 논문왕’을 조사했다. 나름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를 동시에 진행했다. 주저자와 교신저자까지 포함한 총 논문건수를 비롯해 피인용지수(IF, Impact Factor) 최고점과 총합 등 3개 영역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다만 각 병원마다 집계방식이 상이하고, 집계시점 역시 다른 만큼 기관별 비교는 시도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아울러 기초의학 분야는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논문 게재 시점은 2021년을 기준으로 하되 아직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병원은 2020년 실적을 반영했다. 이번 조사에는 총 45개 병원 중 28곳이 응답했고, 나머지는 공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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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논문건수, 진료과목별 고른 분포
먼저 한 해 동안 각 병원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쓴 교수들을 살펴보면 특정 전문과목에 편중되기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력을 발휘했다.
다만 전체 인원과 규모가 큰 만큼 내과계열 교수들이 이름을 많이 올렸다.
고대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삼성창원병원 감염내과 김시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이 현 교수 등 6명이 소속 병원 내 최다 논문왕으로 선정됐다.
내과 다음으로는 가정의학과 교수들이 연구력을 발휘했다. 특히 서울 대형병원에서 가정의학과의 입지가 도드라졌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를 위시해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연세의료원 이지원 교수 등 4명이 가장 많은 논문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외과계열의 선전도 눈에 띈다. 칠곡경북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최규석 교수와 가천대길병원 흉부외과 손국희 교수는 바쁜 수술일정 속에서도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최다 논문을 기록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한상수 교수는 28개 병원 중 유일하게 응급의학과 스텝으로서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취통증의학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는 나란히 2명씩 병원 논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마취통증의학과의 경우 대구가톨릭대병원 김종해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오탁규 교수, 방사선종양학과는 고대안산병원 임채홍 교수와 이화의료원 김규보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영남대병원 장민철 교수와 울산대병원 박동휘 교수 역시 소속 병원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국립대병원 유준일 교수와 충남대병원 신현대 교수도 원내 최다 논문을 기록하며 정형외과의 위상을 높였다.
이 외에 강북삼성은 직업환경의학과 류승호 교수, 경북대병원 영상의학과 장용민 교수, 계명대동산병원 안과 김유철 교수, 순천향대천안병원 성형외과 최환준 교수,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한림대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최효근 교수가 원내 논문건수 ‘1위’를 차지했다.
논문 영향력 ‘피인용지수’, 내과 절대적 강세
데일리메디는 이번 ‘우리병원 논문왕’을 조사함에 있어 총 논문 게재 건수를 통한 정량적 평가와 함께 논문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성적 평가도 시도했다.
정성적 평가의 경우 의학계에서 통용되는 피인용지수(IF, Impact Factor)를 기준으로, 가장 IF가 높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교수와, IF 총합이 가장 높은 교수로 구분했다.
단 한 편의 논문을 썼다고 하더라도 가장 영향력이 있는 학술지에 게재할 경우 그 논문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최근 의학계에서 저변화 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최고 피인용지수 최고점으로 본 ‘우리병원 논문왕’의 경우 내과 쏠림이 확연했다. 그만큼 내과계열의 영향력 있는 학술지가 많다는 얘기다.
28개 상급종합병원 중 무려 16개 병원에서 내과 교수들이 가장 높은 피인용지수를 기록했다.
세부분과별로 살펴보면 심장내과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강덕현 교수, 인천성모병원 최익준 교수, 충남대병원 박재형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호흡기내과는 총 3명이 가장 피인용지수가 높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대병원 안준홍 교수와 울산대병원 나승원 교수, 이화의료원 천은미 교수 등이다.
나머지 분과는 대동소이했다. 경희의료원 김기애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윤 혁 교수는 소화기내과, 경북대병원 장용민 교수와 중앙대병원 김재택 교수는 내분비내과다.
혈액종양내과로는 칠곡경북대병원 문준호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선종무 교수가 이름을 올렸고, 고대구로병원 노지윤 교수와 고대안산병원 최원석 교수는 감염내과 소속이다.
고대안암병원 이영호 교수는 내과 세부분과 중 유일한 류마티스내과 소속으로 피인용지수 최고점을 기록했다.
외과계열에서도 원내 최고 피인용지수를 기록한 교수들이 있었다.
계명대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배성욱 교수와 삼성창원병원 외과 장재혁 교수,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한상욱 교수, 가천대길병원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 등이 상질의 연구력을 발휘했다.
이 외에 경상국립대병원은 이비인후과 박정제 교수, 대구가톨릭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김종해 교수, 순천향대부천병원은 영상의학과 이재욱 교수, 한림대성심병원은 이비인후과 최효근 교수, 한양대병원은 가정의학과 황환식 교수 등이 정성적 평가에서 ‘논문왕’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정량+정성, 가장 객관적 평가 주인공
학술지 영향력을 평가하는 피인용지수(IF, Impact factor)는 단편 게재에 따른 최고점과 함께 얼마나 영향력 있는 학술지에 얼마나 많은 논문을 게재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척도가 된다.
어찌보면 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상당수 의과대학과 병원에서 교수 연구실적 평가에 피인용지수 총합을 사용한다.
피인용지수 총합으로 살펴본 ‘우리병원 논문왕’ 역시 내과가 강세를 보였다. 28개 상급종합병원 중 11개 병원에서 내과 교수들이 1위를 차지했다.
세부분과별로는 심장내과 3명, 감염내과 3명, 소화기내과 2명, 신장내과 1명, 종양내과 1명, 알레르기내과 1명 등이다.
고대안암병원 임도선 교수,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인천성모병원 최익준 교수가 심장내과, 고대구로병원 노지윤 교수, 삼성창원병원 김시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가 감염내과다.
소화기내과 중에는 서울성모병원 장정원 교수와 한양대병원 전대원 교수가 원내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가장 왕성한 연구력을 발휘했다.
칠곡경북대병원 혈액종양낵과 문준호 교수와 순천향대천안병원 신장내과 이은영 교수,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내과를 제외한 나머지 전문과목은 균등한 분포를 나타냈다.
정형외과 2명, 재활의학과 2명, 피부과 2명, 이비인후과 2명, 영상의학과 2명 등이다.
경상국립대병원 유준일 교수, 계명대동산병원 조철현 교수는 정형외과, 영남대병원 장민철 교수와 울산대병원 박동휘 교수는 재활의학과다.
중앙대병원 김범준 교수와 충남대병원 이 영 교수는 피부과, 경희의료원 여승근 교수와 한림대성심병원 최효근 교수는 이비인후과 의료진으로 왕성한 연구력을 발휘했다.
강릉아산병원 나동규 교수와 경북대병원 장용민 교수는 영상의학과로 원내에서 가장 높은 피인용지수 총합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가천대길병원 흉부외과 손국희 교수, 강북삼성병원 작업환경의학과 류승호 교수, 고대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임채홍 교수, 부산대병원 핵의학과 김근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순천향대부천병원 응급의학과 한상수 교수, 연세의료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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