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오늘(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의료계는 형식과 조건을 따지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11일 보건의료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9개월째 지속된 의정갈등과 의료대란으로 국민이 고통받고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가는 지금 대화와 형식의 조건을 따질 때가 아니다"고 일침했다.
이날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야당이 불참해 사실상 '여의정' 협의체의 모습을 갖췄고, 13개 의료계 단체 중에서는 2곳만 참여했다.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대화 조건으로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해 노조는 "대화와 협의를 가로막는 족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의료대란 해소와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정치적 이익을 노린 정쟁이 끼어들어선 안 된다"며 "정당과 의사단체들은 정치적 이해타산·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편협한 아집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지역·필수·공공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당사자로서 전향적 태도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의료대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막말·국민 불신 초래 임현택 회장 탄핵, 사필귀정···의협 변화·쇄신 기대"
한편, 노조는 지난 10일 임현택 의협 회장이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탄핵된 것과 관련해 "새 집행부를 구성하게 된 의협이 변화와 쇄신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임 회장은 막말, 장애인 비하 발언, 외국 면허의사 경시 발언, 1억원 합의금 요구 등으로 의협의 권위와 명예를 훼손했다"며 "의정갈등을 해결 못하고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 탄핵은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회장의 패착은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거부하고 의정갈등을 극단으로 끌고 나가 국민 지지를 잃었던 것"이라며 "의협은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극적인 의료위기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사 외 모든 직역과 협력을 이끌어내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향후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등에 참여해 의료개혁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라는 게 노조 요구다.
노조는 "향후 의협의 비대위 구성, 새 집행부 선출 과정이 국민건강과 생명의 수호자로서 의협의 변화·쇄신, 의정갈등 해소의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