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자들은 의협이 의사들 목소리는 물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의료대란 정상화를 위해선 먼저 의사들로부터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 제43대 회장 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의대 증원으로 빚어진 의료대란 해결에 있어 정부 정책 추진을 작심 비판하면서도 '투쟁 기구 상설화·시스템 개선' 등 해법을 내놓았다.
한국여자의사회는 지난 20일 공유스페이스 포엘 컨퍼런스홀의협회관에서 ‘제43회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후보자들은 공약을 소개하며 의료위기 해결사를 자처했다.
Q. 의협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공약과 방향은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첫 번째는 의료 정상화, 두 번째는 의협 정상화, 세 번째는 이 사태의 가장 큰 문제가 됐던 전공의와 의대생 수련환경 정상화다. 30년 이상 의료시스템이 망가져 오는 동안 의협은 어떠한 역할을 했고 어떠한 제안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된다.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제안해서 선도해야 한다. 그리고 의협이 지역을 아우르는 대표성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금의 위기는 결국 수련평가위원회라든지, 의학교육 정상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 이를 위한 독립적 기구를 만드는 것 등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의협을 리셋해야 한다. 발전적 해체를 통한 재탄생이다. 우리나라 의사 전체의 대표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이익단체 기능은 개원의협의회 등 각 지역 세부 단체로 이양하고 의협은 그의 연맹으로서 정책을 마련하고 제안하고 체계적인 홍보를 통한 대국민 소통, 유관 단체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의료 법정 기능의 독립적기구 설립이다. 의료 현장의 사법 리스크는 우리나라 의료를 망가뜨리고 있는 주범 중 하나다. 의료사고 보상과 원인 규명을 분리하고 수사와 법적 처벌, 보상금 걱정이 없는 진료환경을 만들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정부와 의료정책 회의를 모두 생중계, 녹화해 사회적 합의를 원만하게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모든 의사들 대표 단체로 보여지는 의협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외부에서도 의협 권위를 인정할 거고 우리들 목소리가 외부에 힘있게 전달될 것이다. 지금까지 내부에서 하나되지 못한 이유는 큰 목표 설정을 못했던 것이다. 목표 지점이 무엇인지 의견 수렴을 하고 그곳으로 가기 위한 행동을 해야 된다. 현 의료제도를 통째로 갈아 엎어서 대한민국 의사들이 의사답게 진료할 수 있고 환자는 선택이 가능한 그런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목표는 횡행하고 있는 사이비 의료를 퇴치해야 된다. 그 중에는 한방 문제가 포함되는데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그런 행위들을 막아야 된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농단, 사법농단 문제를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후보인 제가 해결토록 하겠다. 두 번째는 전공의들에 대한 멘토, 멘티 프로그램을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갈 때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 그리고 또 경기도 2만 6천여명 회원들을 보호해 왔던 회원 민원 고충 처리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해서 전국 회원들의 진료실을 든든히 지키겠다. 회원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는 비급여, 실손보험, 그리고 수탁검사 문제를 과감히 규제 혁파할 것이다. 의사면허 취소법, 면허 재교부가 안 되는 이런 부분을 개선토록 하겠다. 필수의료 살리기를 통해 필수의료를 하시는 분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없애야 한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의협은 젊고 유능한 의협으로 단일 대오를 회복하는 것이다. 지난 6개월 동안 결국 의협 리더십이 부족했다. 무엇을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더 이상 의협 밖에서 의협에 요구하는 객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집행부에 들어와서 결정하고 실행하면서 세대 간 지혜와 힘을 모으는 의협이 되도록 할 것이다. 윤리위원회 권한도 확대해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스스로 자정 기능을 만들고 국민들 신뢰를 회복토록 하겠다. 의협 회무부터 투명하게 처리하겠다. 내부 결정 과정부터 투명하게 진행하고 책임질 사람은 누구이며 결과는 어떻게 평가받는지에 대해 회원들에게 투명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 수탁고시 상호 정산을 반드시 인정받게 할 것이고 진료에 합당한 대우와 평가가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의협, 의사들로부터 대표성 확보 최우선···한목소리 내야"
주수호 '제도 개선' · 이동욱 '투쟁' · 최안나 '성과' · 김택우 '상설기구' · 강희경 '1차의료 강화'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정부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의 문제를 의사가 부족하다고 진단했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자고 했다. 근데 우리 의사들은 알고 있었다. 결국 제도가 잘못된 문제라는 것을. 대한민국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는 OECD 대비 의사 숫자가 적다는 것 말고는 없다. 의사들은 이론이 부족해서 정부 정책에 밀렸던 게 아니다. 다만 힘이 부족했던 거다. 힘이라는 것이 꼭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그런 집단행동만 있는게 아니다. 가장 큰 힘은 여러 번, 누차 강조해서 말하지만 우리 전체 의사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현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하면 정부도 추진동력이 많이 상실됐다. 양쪽이 다 지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아프다는 얘기를 해야 되고 자꾸 국민들에게 알려야 된다. 의료농단 사태 정상화를 위해 지금 가장 마지막 시간이고, 지금 제일 중요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앉아서 이렇게 토론하는 것도 좋지만 행동을 해야 한다. 전공의들이 1년째 환자를 떠나 있는 상태다. 의협 차원에서 투쟁기구 상설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의료양극화나 기피과, 필수과 등 이런 박탈감 문제는 국가 차원의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힘을 쏟겠다.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더 이상 후배들 희생을 앞세워서는 안된다. 그들은 ‘모든 걸 원점으로 돌려라. 입시도 중단해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회장은 어떻게 든 우리 후배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근간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답이 없고 대책이 없는데 우리마저 주장에 주장만 더하면 공멸로 가는 것이다. 투쟁과 협상은 다르지 않다. 결국은 성과를 내는 집행부가 되도록 하겠다. 의개특위에서 다행히 병협이 나오기는 했지만 결국 이제는 해결해야 할 시간이다. 이 사태를 시작한 책임자로부터 사과를 받고 법적인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의협이 14만명 의사 회원들의 대표단체가 돼야 한다.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시급한 문제는 의료대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 목소리를 내야 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선 투쟁기구 상설화 부분은 의협 투쟁기구가 상설화되는 것이 아니라 의협 자체가 회원 이익을 위한 상설투쟁기구가 돼야 한다. 그리고 간호법 및 한방 등 문제가 있는데 선제적이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한방 표절 문제도 우리쪽에서 공론화하고 공격적인 대응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이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실상을 알려 나가야 한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지금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통해 경증 환자는 보지 않게 내쫓는 등 이런 식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는데, 그건 답(答)이 아니다. 1차의료와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1차 지역 의료에서 그 의사가 리더가 되는 커뮤니티케어를 함으로써 1차 지역 의료에서 환자분들이 만족했을 때 자연스럽게 상급종합병원으로 갈 필요성이 사라지고 구조전환이 이루어지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기피과 문제가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다. 기피과 문제는 양극화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디에 얼마큼 필요할 것인가를 제대로 진단을 해서 인프라 구축은 물론 필요 인원 만큼의 고용을 보장해줘야 한다.
최안나 '의협 권한 확대' · 김택우 '근거 기반 정책' · 강희경 '노조 도입'
주수호 '악(惡) 결과 정부 배상 ' · 이동욱 '지역 기피과 지불 시스템 혁신'
Q.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및 의료인 권익 강화, 지역의료 등 해결 복안은
기호 5번 최안나 후보: 1970년대 만들어진 저수가 체계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의료는 답이 없다. 실손보험은 우리가 만들어 달라고 한 게 아니다. 정부가 저수가 체계 관련 국고 지원 50%까지 하겠다고 2000년에 의약분업 때 말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14%만 하면서 민간보험사 가지고 만든거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이 비급여를 교란시킨다고 의사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있다. 사기업 보험회사가 설계를 잘못해서 실손보험 손실이 나는 걸 왜 대통령이 나서서 보존해 주려고 하나. 민간보험 문제를 반드시 투명하게 하고 경영과 재무, 심리, 검사 모두 의협에 권한이 있어야 된다. 체계에 대한 권리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호 1번 김택우 후보: 의협이 협의 과정에서 늘 뒷전이었고 밀렸던 이유는 단일화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행부 일부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다 보면 항상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충분한 대토론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회원들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제대로 된 의견이 도출 가능하다고 본다. 의견이 모아져야 정부를 상대로 의협이 올바른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 정책 제안은 데이터에 기반해야 된다. 근거에 바탕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우리 공약에 들어 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기호 2번 강희경 후보: 의료인 권익 문제를 해결하기가 참 어렵다. 왜냐하면 정말 다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1차의료를 중심으로 한 구조 개편을 다시 진행해 1차의료에서 대부분 해결되고 상급종합병원에는 덜 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가까운 병원, 의원에서 진료 제대로 받고 싶다는 소비자들 열망을 담아 그것을 우리 힘으로 해서 우리가 원하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밀어붙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노동조합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직역 간 다른 노조를 하더라도 이런 것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의협이 지금 하고 있는 이익단체 기능을 각 직역으로 나누고 의협은 연맹으로 해서 밀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호 3번 주수호 후보: 정답은 간단하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면 된다. 일단 의료에서 질병이라는 것은 자연 치유를 제외하고는 방치하면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된다. 진료는 과정에 개입해서 그 환자를 회복시키기 위해 침습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결국은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고의 중과실을 제외하면 무과실은 당연하고 형사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수가 안에 들어있는 리스크 비용을 다 빼서 건보공단이 갖고 가도록 하고 진료에 대한 악(惡) 결과에 대해서는 정부가 배상 책임을 져야 된다. 공단이 배상 책임이 된다고 주장하고 그걸 관철해내는 것이 근본적 해결 방법이다.
기호 4번 이동욱 후보: 흉부외과, 소아과 기피한다고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뭔가. 전공의한테 한 달에 100만 원 더 주는 것이다. 한 달에 100만 원 준다고 미래가 없는데 전공할 사람이 어디 있나. 인기과는 100만원 안 준다고 해도 희망이 있기 때문에 줄을 선다. 그렇기 때문에 기피과 전문의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 신경외과, 흉부외과 의사는 국가에서 보상해줘야 된다. 병원장이 경영적인 압박이 전혀 없도록 해야 기피과가 생기지가 않는다. 병원이 적자인 상황에서 더 뽑으라고 했을 때 기피과 전문의에 대한 월급을 국가가 주면 된다. 경기도 대학병원 대부분이 응급의학과 의사를 도저히 못구한다. 유일하게 아주대병원이 응급의학과 의사가 넘쳐나는데, 국가가 보조하기 때문이다. 인프라에 대한 비용과 필수과에 대한 지불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