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에서 '렘데시비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상시험을 총괄한 연구진이 이 약물에 대해 '표준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임상시험에 직접 참여한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제시한 의견이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 이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미국 NIH 주도로 전 세계 10개국에서 코로나19 1천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중 국내 임상시험을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미국 NIH 협력기관으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약 31% 단축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률은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약 7%, 위약군이 약 12%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오 교수는 치사율보다는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치사율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었다"며 "치사율 감소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최소 2천여명의 환자를 임상시험에 참여시켜야 하므로 현재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복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나흘 단축됐다는 건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자원이 그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를 낸다"며 "의료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팬데믹 상황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NIH 주도 연구를 통해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렘데시비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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