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오는 7일 열리는 전체회의 안건으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고발 건을 상정키로 결정, 추이가 주목된다. 상임위 차원에서 피감기관 수장을 고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초유의 사건’이다.
백 청장이 최근 마무리 된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자료 제출 등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종합국감 당시 의결된 자료 제출 기한에도 기존 해명을 사실상 되풀이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증인 고발 건이 의결될 경우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 등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는 오는 7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증인 고발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있었던 종합국감에서 여야 보건복지위 의원들은 백 청장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고발키로 의결했는데, 그가 자료 제출 기한이었던 같은 달 28일 기존 해명을 되풀이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판단이다.
보건복지위 야당 관계자는 “(증인 고발의 건 상정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고발한다고 여야가 합의했기 때문에 그에 기초한 것”이라며 “고발 건을 상정하는 것에 대해 별도 이의제기가 없었고 의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백 청장 자료 제출 건은 국감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였다”며 “여당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으나 고발에 이의제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위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백 청장 고발을 의결할 경우, 검찰은 수사 결과를 2개월 이내에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국회증언감정법 제15조 4항은 ‘검사는 고발장이 접수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수사를 종결해야 하며, 검찰총장은 지체 없이 그 처분 결과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위 야당 관계자는 “자진사퇴 등은 정치적인 결정이고, 법적인 부분은 수사를 해봐야 한다”며 “법에 따라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재판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관의 장에 대한 상임위 차원의 고발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여당이 이를 들어 고발에 반대하면서 격론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건복지위 여당 관계자는 “국회 사례집을 보더라도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백 청장은 지난달 28일 보건복지위 의원들을 찾아 본인 주식 보유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 했다.
당시 그가 제출한 자료는 첨부 자료를 제외하면 ‘6쪽 분량’에 불과하고, 기존 해명만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