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당뇨병 치료제가 하나, 둘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SGLT-2 억제제 시장의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슈글렛50mg(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의 국내 판매 중단 및 허가 취하 결정을 내렸다.
슈글렛은 아스텔라스제약과 코토부키제약이 공동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 2015년 국내 출시됐다. 현재 한독이 공동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이미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올해 8월 슈글렛 공급중단 계획을 보고했다.
회사는 "환자 치료에 있어 대체 가능한 제제가 충분히 확인되기에 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에 공급 중단 후 추가적인 대책 및 추진계획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허가된 글로벌 제약사들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단일제 기준, 총 4개 품목이었지만 이중 3개가 국내 시장을 떠나게 됐다.
지난해 12월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 포시가는 2013년 국내 허가를 받은 품목이며 2022년 처방 실적이 500억원을 넘었다.
당시 한국아스트레제네카는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에서 포시가의 국내 공급을 그만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초에는 한국MSD가 '스테글라트로15mg(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 공급중단을 결정하고, 자진 허가 취하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포트폴리오 조정 일환으로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전했지만, 제약업계에선 특허 만료 이후 쏟아지는 제네릭 출시와 과당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포시가의 경우 동일 성분 제네릭 품목이 100개가 넘는다"면서 "특허 도전으로 제품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판매량 연동 약가인하제도로 매출이 오른다하더라도 조정을 받기 때문에 시장성이 없다고 여겼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용량의 제품만 철수하는 것이기에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