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원장 박승일)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2026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65병상 규모의 소화기병원을 설립한다. 

현재 청라국제도시에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인 과정에서 병행되는 서울아산병원의 첫 해외 수출로,  GCC(6개국 참여 중동 걸프협력회의) 국가 최초의 통합형 소화기전문의료기관이다.

병원은 6월 22일 오전 병원 대회의실에서 UAE 소재 투자회사 스코프인베스트먼트와 ‘UAE아산소화기병원(가칭)’ 설립 및 운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설립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서울아산병원 박승일 병원장, 박수성 기획조정실장, 최종우 해외병원사업단장과 스코프인베스트먼트 파리드 빌베이시 CEO, 사이드 알다이에 의료사업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병원은 UAE 두바이 헬스케어시티Ⅱ에 들어서며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2만2150㎡ 규모로 중환자실을 포함해 건립된다. 

UAE아산소화기병원은 위를 비롯해 대장, 간, 담도·췌장 등 소화기 질환을 진료하면서 최소침습적 소화기질환 치료와 수술 중심 소화기암, 고도비만, 소아소화기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간이식 수술 전후 통합관리도 제공한다.

의료기술 한계로 중동에서는 아직 이식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지 않아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 UAE아산소화기병원에서 전후관리를 받는 통합서비스모델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병원 운영 핵심인 의료진은 의사직 6~7명을 비롯해 간호직 4~5명을 파견하고 나머지는 현지 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두바이를 직접 찾았던 의료진 2명을 포함해 접촉 중이다”며 “두바이에도 한국 의사들이 많고 역량을 가진 분들을 영입해 미션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파견 인력과 관련해서는 추후 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종우 해외병원사업단장은 “한국 의료면허가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보건복지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등 타 병원 사례 기반 성공전략 마련···의료 질 향상 등 무형의 가치 창출 

서울아산병원이 첫 의료수출 지역으로 UAE를 택한 배경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UAE는 인구 5명 중 1명이 소화기질환을 앓고 있고, 비만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지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으로 많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브랜드 입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 글로벌 투자그룹인 스코프 인베스트먼트사도 UAE 지역 환자들이 서울아산병원을 찾아가고, 전문의들이 연수를 가는 모습을 보고 서울아산병원을 파트너로 택했다. 

최종우 단장은 “서울아산병원의 국제적 브랜드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영 수수료 등 수익적 효과보다 의료 질 향상, 브랜드 홍보 등 무형의 가치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병원은 그간 한국의 병원들이 중동을 포함한 타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사례를 기반으로 성공 전략을 짰다. 

의료진을 10여명 내외 파견하는 것도 이 분야의 선도적인 역량 유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환자 유입 한계, 사전조사 미비, 사업국 정세 변화, 경영권 미확보 등의 실패 요인을 분석했다”며 “병원이 운영을 총 책임지고, 벤처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서울아산병원 진출로 두바이 현지에서도 서울대병원과 함께 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UAE에 진출해 지난 2014년부터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을 수탁 운영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우리나라에서 나간 첫 사례이니 기반을 잘 닦아줬다. 우리가 유리하게 전략을 짜고 계약 시 다방면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sbl@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