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로플로진)가 심부전 치료제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 계열 약물 중 최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약 '포시가'에 심부전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빠르게 심사 절차를 거쳤다.
이에 따라 포시가는 당뇨가 있는 심부전 환자는 물론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심박출률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HFrEF) 성인 환자에도 처방될 수 있다. 이들의 심인성 사망 및 입원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말이다.
이번 승인은 심부전 환자 4744명을 대상으로 포시가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랜드마크 3상 임상 'DAPA-HF 연구' 결과에 근거한다. 여기서 1차 평가지표는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었다.
임상 결과, 포시가는 표준치료에 더해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악화 위험을 26%까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 동안 포시가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21명 당 1명 꼴로 심혈관 사망 혹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을 피할 수 있었다.
물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고지했다. 포시가 복용 시 탈수, 중증 요로감염증 및 생식기 진균감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 환자, 신장장애를 나타내는 환자, 저혈압 환자 및 이뇨제를 복용 중인 환자 등은 체액량 상태와 신장 기능에 대한 평가가 동반돼야 사용할 수 있다.
대사성 산증(酸症) 또는 케톤산증의 징후 및 증상들이 수반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주의가 기울여져야 한다.
임상을 주도한 영국 글래스고대학 존 맥머레이(John J.V. McMurray) 박사는 "이번 임상 결과는 심부전 치료를 변화시켰다"며 "의료진에게 HFrEF 환자의 예후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리학적 접근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 세계 심부전 환자는 6400만명이며, 그 중 절반이 심박출률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HFrEF) 환자다.
적응증 확대로 인한 포시가 매출은 작년 15억4000만 달러에서 2024년 30억 달러(약 3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88억원 처방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었다.
미국 FDA의 심부전 적응증 추가 승인을 근거로 포시가는 국내서도 향후 심부전 치료제로서 새로운 적응증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시가 처방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조금이라도 빨리 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도전이 주목된다.
지난 2월 2024년 만료 특허에 대해 청구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패소했다. 여기에는 JW중외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제일약품 등 10개 제약사가 참여했다.
해당 특허는 포시가 및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직듀오’, 삭사글립틴 복합제 ‘큐턴’의 특허다. 앞서 지난해 8월 무효심판을 통해 무력화시킨 바 있으나 아스트라제네카가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국내사들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패소면서 결국 무효심판에서 최종 승리해야 특허만료 전(前) 제네릭 출시가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포시가 특허도전이 번번히 실패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현재 진행 중인 무효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의 시장 가치가 높다보니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