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종근당이 올해 상반기 매출 5000억원을 최초 돌파하며 '매출 1조 클럽'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매출액 9557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가입이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됐던 터라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연임에 성공한 김영주 대표[사진]가 3월 주총에서 "금년에는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해외진출 품목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역량을 강화해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어 하반기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종근당은 2019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2664억원, 영업이익은 13.7% 오른 19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1분기 2338억원과 더하면 총 매출은 5002억원으로 집계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제품의 매출 성장과 함께 새로 도입한 품목의 처방이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부터 살펴보면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와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그리고 고지혈복합제 '아토젯'의 약진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자누비아 2분기 매출액은 348억원으로, 이는 지난 1분기(334억원)보다 3.14% 증가한 수치다. 글리아티린은 두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1분기 134억원에서 2분기 151억원으로 12.69% 신장됐다.
아토젯은 같은 기간 130억원어치 처방되며 1분기보다 4.8% 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 75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매출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은 115억원에서 116억원으로 처방이 늘었으며, 개량신약인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 역시 1분기 73억원에서 2분기 83억원으로 매출이 13.7% 상승했다.
또한 새롭게 도입한 품목들도 실적 향상에 한 몫 했다.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는 1분기 23억원에서 2분기 88억원으로 282.61%의 급등세를 보였다.
위식도역류질환 국산 신약인 '케이캡'은 1분기 43억원에서 2분기 54억원으로 처방 실적이 25.58% 증가했다. PPI계열 치료제가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케이캡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마란성 위식도역류질환에 이어 최근 위궤양 치료에 대한 적응증도 획득하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은 금년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네스프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과 신규 도입한 경구용 피임약 '머시론'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머시론의 경우 연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하는 대형 품목이다.
종근당 2분기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연구개발비가 증가해 소폭 상승했다. 2분기 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2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는 다수의 연구개발 물질 임상시험 진척이 예상된다. 이중항암항체 CKD-702는 4분기 국내 1상에 들어가고, CKD-516(대장암)은 3상 진입 및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1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CKD-508(이상지질혈증) 1상, CKD-510(샤르코마리투스병)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류마티스관절염 후보물질CKD-506의 2a상은 올해 말 임상이 완료돼 내년 상반기 해외 학회에서 발표될 전망이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R&D 인력 증가와 개발 단계 진척에 따른 임상비용 증가 등으로 연구개발이 집행이 올해 1300억원 정도 예상된다"며 "이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하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기존제품과 신제품이 고르게 성장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R&D 비용 증가로 연간 영업이이익의 역성장이 예상되며 하반기 다수 R&D 파이프라인의 입상 진입이 예상돼, 내년부터 R&D 투자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