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오너 3세 이상준대표 경영 성적표 '부진'
취임 1년 수익 40% 하락 '빨간불'···주식 대량 매도 행보 '구설수'
2019.07.08 05: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난 2018년 2월 취임한 현대약품 오너 2세 이상준 공동대표[사진 左]의 경영 성적표가 우울하다.

현대약품의 오랜 과제인 수익성 개선은 더 요원해졌고, 자사 주식 대량 매도로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현대약품 수익성은 약 40%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9.1% 급감한 1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36.9% 감소한 9억원이었지만, 매출은 전년보다 2.7% 오른 1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현대약품이 약가인하로 타격을 받어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0.9%로 집계됐다. 

사실 그동안 현대약품은 1~2%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2013년 2.04%, 2014년 2.13%, 2015년 1.55%, 2016년 2.08%, 2017년 1.53% 수준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수익률이 하락했다. 1000원어치 팔아 9원 정도 남겨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8~9%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높은 상품매출 비중, 과도한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 투자 등이 지목된다.

현대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은 2014년 25.75%에서 2017년 41.26%까지 매년 상승했다가 지난해 37.94%로 소폭 감소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매출 비중이 38%에 달하기 때문에, 매출원가율이 타 제약사들에 비해 높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제품 및 상품 등의 매입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대약품 매출 원가율은 52.5%로, 이는 30대 제약사 평균인 45%(2017년 기준)보다 7%p 이상 높다. 쉽게 설명하면 매입원가가 비싼 도입 품목이 많아 마진이 적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현대약품은 지난해 판매관리비가 전년대비 4.4% 증가한 4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92억원을 지출한 이후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된 것이다.

수익성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약품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나가며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 현대약품은 매출액의 10%에 육박하는 132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사실 회사는 2015년부터 매년 연간 100억원 이상의 R&D 투자를 이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약가 개편, 공동생동 규제 등으로 제네릭 시장이 위축되면,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 체결을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이 경우 영업 마진이 대폭 낮아져 수익성이 더 하락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대약품은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가 계속 이어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체 품목을 늘리거나 현재 진행 중인 R&D들이 성과를 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김영학 사장과 함께 회사를 경영 중인 만큼 이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지난해 두드러지게 떨어진 수익성과 주식 매도 논란 등으로 인해 더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량 매매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4월 자신이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 70만주를 주당 5711원에 팔았다. 이에 그가 보유한 회사 주식은 135만1612주(4.22%)로 줄었다.


갑작스러운 오너 3세의 주식 매도로 현대약품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 불똥이 주주들에게 튀었다. 주주들의 손해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이 대표의 갑작스러운 행보로 일각에선 '자질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에 여러차례 문의를 했으나 담당자가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편, 이상준 대표는 2018년 2월 전문경영인인 김영학 사장과 공동대표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자인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동국대 독어독문학과와 미국 샌디에이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3년에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 미래전략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 11월 신규사업 및 연구개발(R&D) 부문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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