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가가 추진하는 예방접종지원 사업에 백신을 공급하는 독과점 업체가 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과거 ‘제2의 BCG결핵 백신대란’ 등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가예방접종 대상 백신의 제조·유통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질병관리본부(질본)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 대상 백신 중 하나의 백신이 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는 것이 7개로 집계됐다.
또 5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것도 15개였고,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 17종 중 4개백신 역시 독점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17종의 필수 예방접종 비용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2241억원, 올해 2068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세부적으로는 파스퇴르(주)의 DTaP-IPV·DTaP-IPV/Hib(약 36억 2000만원·139억 3000만원), 사노피녹십자의 신증후군출혈열(44억 4000만원), 한국엠에스디(주)의 다당질(PPSV, 약 30억원), 보령바이오파마의 DTaP·장티푸스 등 2건(약 20억 1000만원·9400만원), 한국백신의 IPV(12억 9000만원) 등이다.
지난해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245억원에 달한다.
김순례 의원은 “한 두 업체에게 백신공급을 독점시키는 지금의 구조 속에서는 제2, 제3의 한국백신과 같은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며 “백신 독과점에 대한 폐해를 막기위해서는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제조·수입사, 유통사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16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어린이 결핵예방에 사용되는 BCG 백신을 수입·판매하는 한국백신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국가 무료 필수 백신인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을 의도적으로 중단한 행위에 대해 고발조치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한국백신이 공급하는 ‘더 비싼’ 백신인 경피용 BCG백신을 구입하기 위해 14억원에 달하는 추가예산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