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메디톡스가 보톨리눔 톡신 제품 개발 당시 식약청장(현재는 식약처장)이 다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주주 명부에는 주주 이름과 개인정보, 지분율이 표시되는데, 메디톡스가 직접 쓴 주주 명부에 당시 식약청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불량으로 폐기된 제품번호를 정상 제품번호로 교체하는 생산공정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메디톡스는 즉각 악성 제보의 원인으로 대웅제약을 지목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주가는 지난 17일 7.02% 하락한 48만9100원에 이어 20일 장중 연중 최저인 48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시 30분 현재 약보합 상황이다.
JTBC에 따르면 처음 제품 개발 당시 개인 중 3번째로 지분이 많은 인물은 하모씨였다. 그런데 주석(하모씨 관련 설명)을 보니 제3대 식약청장을 지낸 ‘양규환’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하 씨는 양규환 前 청장의 조카로 “당시 주식을 살 돈도 없었고, 메디톡스라는 회사도 처음 들었다”고 말한 사실을 근거로 JTBC는 양 전 청장이 차명으로 주식을 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 스승인 양 前 청장은 보톡스 원료인 보톨리눔균을 국내에 최초로 가져온 인물이다. 정 대표는 이를 토대로 보톡스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주식을 취득했던 지난 2000년 7월 양 전 청장은 식약청 산하 국립 독성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한달 뒤에는 제3대 식약청장에 올랐다.
양 전 청장이 재임하던 2002년 2월 메디톡스는 토종 보톡스 제품의 조건부 제조를 식약청에 신청했고 2달 후 허가를 받았다. 하씨 이름의 주식 일부는 이듬해 취득가의 3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
주주 명부에는 당시 식약청 산하였던 독성연구원 길 某 원장의 이름도 있었다. 이에 대해 길 前 독성연구원장은 “공무원으로 재직시에는 일체 주식은 안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Jtbc는 메디톡스가 불량으로 폐기된 제품번호를 정상 제품번호와 바꿨다고 보도했다. 2006년 6월까지 18차례 걸쳐 4만7000여개 제품이 생산됐는데 이중 효과미흡 등 불량으로 1만6000여개가 폐기됐다. 하지만 이후 생산된 제품들에 기존 폐기제품의 번호가 나란히 기재됐다.
보도가 나가자 메디톡스는 즉각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 행위도 없었음을 다시 강조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JTC 보도 제보자에 대해 “대웅제약과 결탁한 메디톡스의 과거 직원으로 메디톡스 균주를 훔쳐 불법 유통을 한 범죄자”라며 “신뢰성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소송의 본질을 흐리려는 악의적인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면서 “보도와 관련해 문제가 발견된다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제조와 허가 관련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메디톡스 공식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소송과 관련된 자사의 공식 입장을 답변한 것으로 메디톡스는 관련 이슈에 대해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관련 보도 내용은 대웅제약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면서 “메디톡스는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다면 보도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명확이 해명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톡스는 앨러간과 함께 최근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대웅제약 및 에볼루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제소했고 ITC는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