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정부가 제네릭 약가 일괄인하 정책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했다
. 2012년 전면 시행 이후
7년 만이다
.
당시에는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이 있어 ‘일괄인하’라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후 운영과정에서 한계점을 드러냈고,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그 심각성이 입증됐다는 판단이다.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27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더 이상 일괄인하 정책을 고수할 수 없어 새로운 약가제도를 도입한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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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복지부는 이날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를 현행 ‘동일제제-동일가격’ 원칙에서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차등가격’ 원칙으로 개편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자체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약가를 달리 산정하는 방식이다. 단, 1개 성분에 20번째 제품에 한해서만 차등제가 적용된다.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이러한 정책이 도출된 배경으로 일괄인하를 지목했다.
위탁생동이나 위탁생산 등 어떤 방식으로 진입하더라도 동일가격인 53.55%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제품력 강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괄인하 정책이 도입되기 전 84%에 달했던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비율이 2012년 이후 13%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만큼 위탁생동이 늘었다는 얘기다.
결국 진입장벽이 낮은 허가제도와 천편일률적인 약가제도는 제네릭 제품 난립과 품질 하락을 야기시켰고, 급기야 발사르탄 사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곽명섭 과장은 “이러한 구조로 계속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제도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보완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품질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로서는 제도의 궤도 수정이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다. 지난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는 문제인 만큼 고심도 많았다.
때문에 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동 이후 일괄인하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고, 여러 정황을 고려해 ‘지속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결정에는 제약업계 하소연도 일정 부분 반영됐다. 논의 과정에서 일괄인하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고, 정부도 업계 주장에 일부 수긍했다.
그는 “일괄인하가 지속될 경우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줄어 제약산업 발전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에 공감했다”며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한 끝에 차등제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노력이나 투자와 무관하게 동일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에서 차등화 개념을 도입한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가 공개한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방안’에 따르면 성분별로 20개 내에서 자체생동,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 등의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
자체 생동 인정 범위는 제약사가 단독으로 실시하거나, 공동 실시 때 주관업체인 경우에는 자체 생동을 한 것으로 인정한다.
2개 기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현재와 같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가격이 산정된다. 요건 충족 수준에 따라서 53.55%에서 0.85씩 각 각 곱한 가격으로 산정된다.
다만 급여 등재 순서 21번째부터는 요건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최저가의 85% 수준만 보장 받은다. 21번째는 20개 내 제품 최저가의 85%, 22번째 제네릭은 21번째 제네릭 가격의 85%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