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에서만 24년을 근무한 김옥연 대표이사는 내부에선 ‘옥형님’으로 통한다. 어려워진 국내 제약환경 속에서도 늘 자신감과 함께 임직원을 다독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덕분이다.
김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국립보건안전연구원)에 사회 첫발을 들인 후 도전적인 일을 찾아 얀센에 입사, 현재까지 ‘얀센맨’으로 근무해 왔다.
그는 후발 주자인 ‘파리에트’를 성공시켰다. 미국에서 퇴출돼 한국에도 큰 부담이 됐던 ‘프레팔시드(만성 위염,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사태를 무사히 넘기면서 이름을 날렸다.
지난 2006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약부문 마케팅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이듬해 말레이시아얀센 사장에 부임했다. 2010년 중국얀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너럴메디슨사업부를 맡았고 2012년 한국얀센 사장으로 돌아왔다.
2013년 9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첫 여성 이사진 선출에 이어 2014년 1월 첫 여성 부회장, 2015년 여성으로는 처음 회장에 올랐다. ‘전설’ 김옥연 대표를 만났다.[편집자주].
2016년 한국얀센 내외부 평가는
2015년에 10%, 작년에도 7% 정도의 성장을 거뒀다. 숫자적인 부분보다도 회사 차원에선 전략적 성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임브루비카에 이어 트린자 발매, 콘서타의 성인 ADHD 급여 확대 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 결과 존슨앤드존슨 내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제임스 버크 마케팅 어워드’에 한국법인이 이례적으로 다수 수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오랜기간 보험 제한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의사, 환자, 미디어에 내용을 잘 전달하고 이해시킨 부분이 글로벌에서 인정받았다.
최근 런칭한 제품들의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특히 생물학제제들을 성장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적응증이 계속 허가되고 있고 사용 확장들이 예상된다. 심퍼니, 레미케이드 등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올해 주목할 제품이 있다면
트린자, 뉴신타 등 신규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트린자는 최근 보험 확대가 이뤄졌지만 치료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가 관건이 됐다. 각계의 시각이 다르지만 회사는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차별받고 있던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임브루비카의 경우 혁신성이 높은 제품이다. 혜택을 환자에게 얼마나 혁신적으로 줄 수 있는지가 포인트다. 환자들에게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5년 만에 처음으로 출시된 마약성진통 뉴신타는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에 의료진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빠른 시간 내 환자들이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한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
물론 프라이드가 있다. 향남공장, 송도백신공장 등이 고용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는 물론 J&J 차원에서도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 공장이 있으면 훌륭한 회사고 아니면 별로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원치 않는다.
제약은 제조가 아니라 지식산업이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회사라면 연구소, 공장의 국내 유무는 중요치 않다.앞으로는 핵심요소를 어떻게 수월하게 연결하고 능력을 발휘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연구소나 공장의 존재 여부를 떠나 혁신성을 어떻게 녹아내고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가 중요해지는 시기가 가까워졌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 확산
‘옥형님’으로 불리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옥낭자’인 줄만 알았다. 철부지인 경력 초기에는 나혼자 잘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생활 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관점과 경험, 사고, 생활방식이 존재하는지 알게 됐다.
잘난 사람 혼자서 해결하는 문제는 거의 없다.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모으고 단결된 힘으로 항상 발전하는 방향을 추구하게 됐다. 거기서 진정한 힘이 나온다고 본다. 그런 생각과 행동에 '형님'이라는 호칭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공언했다. 매주 월요일 점심은 직원들과 식사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든 다양한 형태로 모여 밥먹으면서 편안하게 이갸기하려고 했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만드는 중이다.
많은 것을 이뤄냈다. 앞으로 계획은
KRPIA 업무를 포함한 대외적 활동이 나중에는 회사와 내게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열심히다. 평소 여러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회장 임기가 끝나야 가능할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의 능력에서 리더십, 역량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늦은 감이 있지만 J&J 제약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서 일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회사를 떠나지 않고도 원하는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하자는 생각인데 앞으로는 한국얀센, KRPIA, 인재개발 등 각 분야에서 혁신과 책임감 있는 업무를 추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