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당뇨환자가 정상인보다 치아를 상실할 위험이 최대 50.8%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1회 잇몸의 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알렸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보철과 윤준호 교수와 치주과 김영택 교수 연구팀이 미국치주과학회 학술지 ‘Jounal of Periodont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환자의 치아상실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가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도 늘었다. 당뇨병의 중등도에 따라 치아상실 위험을 분석한 결과, 당뇨 진단을 받았으나 심하지 않은 집단의 치아상실 위험도는 1.29배인데 반해 인슐린을 투여하는 심한 당뇨환자 집단의 치아상실 위험은 1.51배로 더 높았다.
이 연구는 약 100만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로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오랜 시간에 걸쳐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치과 방문횟수가 증가할수록 치아상실 위험은 감소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보철과 윤준호 교수는 “연구에서 당뇨환자는 잇몸병으로 인한 치아상실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당뇨와 잇몸병 사이의 긴밀한 관련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환자의 경우 잇몸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반드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잇몸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대 치주과 김옥수 교수는 "중등도 이상의 심한 잇몸병 환자군에서 대사증후군이 약 1.13배 높게 나타나 잇몸병과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잇몸병이 있는 남성은 대사증후군과 관련성이 높았고, 성별에 상관없이 치아와 잇몸사이 틈인 치주낭 깊이가 4㎜ 이상(중증도 잇몸병)으로 깊은 부위의 비율이 높을수록 대사증후군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치주낭의 깊이와 대사증후군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치주낭 깊은 곳에 존재하는 치태세균이 직접 혈관으로 침투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켜 전신질환을 야기하는 것으로 그 기전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녀 모두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상태를 보였고 대사증후군은 중등도 이상의 치주염에 이환된 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아주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신규 당뇨병 진단 환자는 꼭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치주염이 있는 경우 혈당조절이 더 안 된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당뇨 관리가 잘 안되면 눈, 심장, 콩팥 등의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치주과학회 임원진은 당뇨 환자는 3개월에 한번씩 치과 진료를 받고, 하루에 2번씩 치아 사이를 닦고 4번씩 칫솔질하는 '당뇨 환자의 잇몸관리를 위한 3·2·4 수칙을 당뇨 악화를 막는 습관으로 내놨다.
이 수칙에 따르면 당뇨 환자는 ▲3개월에 한 번씩 내과진료와 치과검진의 병행 ▲하루에 2번씩 치간 칫솔과 치실로 치아 사이 닦기 ▲식후와 취침 전까지 하루 4번의 칫솔질 등을 하면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된다.
치주과학회는 물을 많이 마시고 당분 대신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식사를 하며 입 안에 상처가 나지 안도록 주의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는 "치주과학회의 다양한 학술활동과 공익적 사업이 `잇몸의 날`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회와 함께 잇몸의 중요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