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정부, 퇴장방지약 원가 산정 '입장차' 확연
27일 국회 토론회 개최, '원가보전 부족' vs '원가인상 효과 의문'
2019.02.28 04:4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약업계가 퇴장방지 의약품 공급 활성화 방안으로 제안한 '원가 보전' 현실화에 대해 정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접점을 찾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27일 개최한 ‘필수의약품 공급 및 관리제도 개선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이 같은 견해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퇴장방지 의약품'은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나 경제성이 부족한 의약품으로, 정부가 원가를 보전해 공급 안정화를 유도하고 있다.

퇴장방지 의약품 현황을 보면 2017년 기준 총 389 성분, 813 품목이 지정됐으며, 이 중 지난해 원가보전을 신청한 품목은 748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원가보전 청구액은 총 4688억원으로, 심평원 심사를 통해 지급된 금액은 약 7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제약업계는 현행 제도가 건강보험재정을 이유로 보장성이 부족할 뿐더러 기존 원가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우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퇴장방지의약품이 국내 제약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은 전체의 30%를 차지한다"며 "현행 퇴장방지 의약품의 원가산정 방식이 생산공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스마트 생산공정 도입 원가 등이 반영되지 않아 약가보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 상무는 "채산성 문제나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공급 중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급도입이나 대체약물, 위탁생산으로 대응하되, 근본적으로는 의약품의 '원가' 보전을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간접노무비, 초과 노무시간 등 다양한 원가동인을 반영하고, 연구개발과 적정투자 보수 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회계법인 삼정KPMG이사도 "퇴장방지 의약품 제도는 필수의약품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합리적인 약가 결정이 필요하다"며 "의약품의 특성을 반영한 정확한 표준공정안이 필요하고 물가와 연동된 탄력적인 약가 조정도 필요할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호 CJ헬스케어 상무도 "퇴장방지의약품 원가 산정 기준은 지난 2010년 최초 시행돼 변화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문제는 제도가 운영된 지난 8년간 의약품의 생산 환경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행 퇴장방지의약품제도의 원가 산정 방식으로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를 건설해도 오히려 원가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제약사 시설 투자는 의약품 품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고 의약품 연구개발비 못지않은 중요성이 있지만 간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해결책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원가를 인상해도 필수의약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황영원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퇴장방지 의약품 제도 목적이 무엇인지 다들 익히 알고 있을 것으로 안다"며 "퇴장방지의약품은 다른 의약품과 달리 이익 부분을 제한하며 최소한 원가 보존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건강 증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최소한의 원가 이익을 보전해주면 생산·공급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실제로 제약사들이 원가에 비해 보상이 적어서 생산·공급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희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부장도 "업계에서 필수의약품 가치에 비해 약가가 낮다고 하는데,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저가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는 의약품의 최소 원가를 보장하는 것이 취지"라며 "지난 5년 동안 매년 60품목의 필수의약품 약가를 20∼30%정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답손정', '가나마이신' 등은 간담회를 통해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답손정의 경우 원가 인상에 대한 검토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다.

유 부장은 "업계의 원가보전 요구가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업계에서 요구하는 원가산정방식 개선책은 일정 부분 이미 반영하고 있고 또 지속해서 제도를 보완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고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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