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 삭센다 돌풍이 실적에서도 그대로 보여졌다. 삭센다는 본격적인 시장 공약에 나선 첫 해인 작년 매출 순위에서 단숨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일 제약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968억원으로 전년대비 4.3% 늘었다. 이는 비만약 침체를 가져왔던 지난 2010년 시부트라민 제제 퇴출 이전에 근접한 수준이다.
주요 품목 대부분의 매출이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삭센다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한 덕분이다. 업계에선 올해 삭센다 흥행 지속 여부에 따라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삭센다의 지난해 매출은 75억원으로 일동제약 벨빅 98억원과 대웅제약 디에타민 89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 1위에 올랐다. 23억원을 올린 벨빅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삭센다는 세계 최초로 GLP-1 유사체로 승인받은 비만치료제로 당화혈색소 감소와 함께 체중 감소 효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빅토자란 당뇨병치료제로도 판매되고 있다.
당초 주사제에 대한 환자 거부감이 우려된 이 제품은 적극적인 병의원 프로모션과 품절이슈를 겪으며 환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부 의료기관의 무더기 처방,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개인 간에 직거래되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삭센다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동안 기존 비만치료제들은 힘을 잃으면서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2017년 122억원의 매출을 올린 벨빅은 지난해에는 98억원으로 19.4% 감소했다. 감소폭은 훨씬 적지만 디에타민 역시 90억원에서 89억원으로 0.8% 줄었다.
벨빅은 지난 2015년 일동제약이 미국 아레나제약으로부터 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으로부터 13년만에 체중조절제로 승인받은 이 약물은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인다.
펜터민 성분의 디에타민은 비만의 조절시 단독 요법으로 단기간 사용이 명시될 정도로 체중 감소 효과가 부각된 의약품이다. 환자들의 인지도 역시 높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꾸준한 입지를 구축한 알보젠코리아 푸링도 68억원에서 59억원으로 13.6% 감소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휴온스의 휴터민이 10위권 제품 중 삭센다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다. 휴터민은 2017년 55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58억원으로 4.7% 증가했다.
광동제약 콘트라브는 6.1% 감소한 42억원에 그쳤다. 장기복용 안전성 및 효과를 입증한데 이어 동아에스티가 콘트라브 판매에 나서면서 실적 향상이 예상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외에도 10위권 내에선 알보젠코리아 푸리민이 9.5% 감소한 41억원, 광동제약 아디펙스는 3.0% 감소한 40억원, 종근당 제니칼이 8.5% 감소한 40억원으로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새로 등장한 신제품이 시장 확대를 견인했지만 작년 삭센다 돌풍에 모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비만약 시장은 삭센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