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지난 4개월간 공석이던 한국다케다제약의 수장이 내정됐다. 지난 2016년부터 샤이어코리아를 이끌어온 문희석 대표[사진]가 주인공이다.
최근 글로벌 차원에서 다케다는 샤이어를 합병했다. 피인수사의 대표가 인수사 수장이 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전개되면서 그 이유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1일 제약계에 따르면 아직 공식발표 전이지만 한국다케다제약은 신임대표에 문희석 샤이어코리아 대표를 내정했다. 지난해 8월 마헨더 나야크 대표가 이머징마켓사업부로 승진하면서 떠난 지 4개월만이다.
일본 최대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은 지난해 5월 아일랜드 국적의 샤이어의 인수를 합의한데 이어 최근 그 절차를 마무리 했다.
인수 금액은 약 7조엔(약 72조원)으로 일본의 해외 기업 M&A로는 사상 최대였다. 이를 통해 다케다는 매출액 3조4000억엔(약 35조원), 세계 제약업계 순위 7~8위의 거대 제약기업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본사의 합병 결정으로 각국 지사들도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국내 제약계에서도 두 곳 제약사의 합병 과정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연스레 4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던 대표 자리도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국내에서도 상위 제약사로 자리잡기 위해선 대표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제 문희석 대표가 정식 임명되면 합병된 한국다케다제약을 이끄는 첫 수장이 된다. 아울러 한국다케다제약의 첫 한국인 대표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제약계에선 이 같은 다케다의 결정을 “안정적인 한국지사 운영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대표는 지난 2014년 샤이어에 합류, 2016년 한국법인이 공식 출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초대 사장으로서 샤이어코리아를 작지만 강한 회사로 빠르게 자리잡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샤이어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혈액내과(Hematology), 내과(IM), 유전질환(LSD) 등 3개 사업부 체제를 구축,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매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또 글로벌 샤이어가 진행한 박스앨타와 인수합병 계약에 따라 샤이어코리아와 박스앨타코리아의 통합 절차를 차질없이 수행했다.
샤이어코리아 대표 임명 전까지는 한국얀센, BMS제약, 바이엘코리아 등에서 25년 이상 대관, 영업, 마케팅 및 사업부문장으로 활동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제약계 한 인사는 “합병 과정에서 감원이 언급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문희석 대표를 선택했다는 것은 안정적인 성장 발판 마련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