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닌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적인 전신 면역질환이다. 특히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며 성인 환자들의 경우 정상적인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2차, 3차 치료로 갈수록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이 나타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중증으로 갈수록 치료 옵션이 없다는 한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해 안전하고 장기 투여 가능하며 효과적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대두돼 왔다. 최근 이러한 임상현장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이에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사진]를 통해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의 심각성 및 관리 그리고 최신 치료 등에 대해 알아봤다.[편집자주]
Q.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먼저 아토피피부염이 경증이면 알레르겐 회피요법, 보습제 사용, 환자 교육 등 비약물적 치료로 시작한다. 해당 치료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국소 치료제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국소 치료제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전신 면역억제제, 광선치료, 항원특이면역치료가 사용될 수 있으나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투여 가능한 치료법이 거의 없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광범위 면역억제제의 경구 요법 정도다. 이 방법은 장기 사용 시 부작용 위험성이 높고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염증 기전을 정확히 표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
즉, 만성적으로 진행돼 평생을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장기간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Q. 최근 두필루맙 성분의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했다. 해당 치료제가 갖는 의미는
아토피피부염 치료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등장한 두필루맙 성분 신약은 피부 증상뿐 아니라 환자 삶의 질까지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라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있다.
두필루맙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광범위한 면역억제제와는 달리 선택적으로 병인 기전에 작용하는 최초의 생물학적제제로, 중등도 및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핵심 매개 물질인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특히 대규모 3상 임상연구에서 중증환자에 주로 처방되고 있는 사이클로스포린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사이클로스포린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두필루맙 투여 시 피부 병변, 가려움증 등 모든 측면에서 개선된 반응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중등도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있어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매우 부족했었는데 두필루맙의 경우 투여 52주까지 안전성 프로파일도 확인돼 부작용 측면에서도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Q. 어떤 환자들이 두필루맙 치료를 받아야 하나
두필루맙은 국소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거나 이들 치료제가 권장되지 않은 중등도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 받았다.
그 중에서도 사이클로스포린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사이클로스포린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환자들은 사실상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치료대안이 없는 환자군이므로 이들에게 두필루맙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등도 및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전신 면역억제제 치료 이후 치료 대안이 생겼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두필루맙은 이미 미국 FDA에서 획기적 치료로 지정됐고, 지난해부터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국내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들도 이러한 소식들을 접해 두필루맙 치료에 대한 기대 및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Q.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치료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그동안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에 부족한 치료 옵션 때문에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에 치료를 의지하는 경우도 많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및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의사들 입장에서 현재까지 중증 환자들을 위한 치료 옵션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두필루맙의 등장은 '가뭄 속에 단비'와 같은 치료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효과 및 안전성이 검증된 두필루맙의 등장으로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이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고 이는 또 다른 치료제 연구 및 개발을 통한 환자 삶의 질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