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칼슘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항궤양제 신약 'DWP14012'이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시판을 앞둔 CJ헬스케어의 테고프라잔(제품명 케이캡)에 도전장을 던지며 5000여 억원(작년 47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항궤양제 시장을 더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대웅제약의 항궤양제(역류성식도염) 'DWP14012'의 임상 3상시험을 승인했다.
국내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DWP14012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평행군, 치료적 확정 임상시험으로 진행된다.
가역적 억제 기전을 갖는 DWP14012는 대표적인 위산분비 억제제인 양성자 펌프억제제(PPI)를 대체할 차세대 항궤양제로 주목받고 있다.
쉽게 설명하면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프로톤 펌프를 무조건 억제했던 PPI와 달리, 위 내 상태에 따라 펌프를 멈췄다가 필요하면 작동시키는 기전을 가져 위산 분비 감소로 인한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을 줄였다.
실제 DWP14012는 임상 1상에서 기존 PPI 계열 치료제 대비 신속하면서도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보이며, 동시에 야간에 산 반동 증상이 해결됐음을 입증했다.
대웅제약 측은 "DWP14012는 약효발현 시간이 빠르고, 24시간 동안 위산분비 억제를 지속해 PPI의 한계로 알려진 야간 산 반동 증상을 해결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DWP14012보다 먼저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P-CAB 계열 약물은 보노프라잔, 테고프라잔 등 2개 종류다. 이중 테고프라잔이 가장 먼저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금년 7월 품목허가를 받은 CJ헬스케어의 두 번째 신약이자 국산 30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시판 준비가 한창이다.
약가가 정해지고 코프로모션 파트너사 선정 등이 완료되면 신약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전사적인 마케팅 및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보노프라잔(제품명 다케캡)은 다케다가 개발해 일본에서 2015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자국에서 60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린 이 제품 역시 국내 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AB 계열 약물들이 PPI 계열 약물들보다 효능이나 부작용 측면에서 낫다는 임상결과가 나오고 있어 세대 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국내 시장은 물론 28조원에 달하는 세계 시장에도 진출해 블록버스터 반열에 등극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항궤양 시장은 여전히 PPI계열 치료제가 점유하고 있다. 리딩품목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성분명 에스오메프라졸), 다케다제약의 덱실란트DR(성분명 덱스란스프라졸)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