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추진 CJ헬스케어···시총 1조 인수 소문 무성
후보 지목 제약사 '사실 무근'···CJ그룹 '현재로선 모른다'
2017.11.21 06:10 댓글쓰기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CJ헬스케어 매각에 대한 제약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사모펀드나 다국적 제약사의 인수로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 중 2~3곳 정도가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지난 11월3일 자회사인 CJ헬스케어의 지분매각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CJ헬스케어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 현재까지 뚜렷하게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상장보다는 매각설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진다. CJ헬스케어의 매각 주관사는 모건스탠리로 선정됐다.
 

현재 CJ헬스케어의 인수금액은 1조원 정도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 상장 추진 과정에서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평가한 CJ헬스케어 시가총액으로 인수가가 높지만 CJ헬스케어 인수가 성사되면 단숨에 업계 1위 도약이 가능해진다. 이에 국내 제약사 2~3곳 정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고수익-고위험'이란 모험을 감행하려고 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 후보 제약사 "시너지 효과 적고 인수가격 부담”
 
인수전 참여 물망에 오른 곳은 국내 제약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토종 회사 및 제약 분야를 포함한 일반 기업체다. 이중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는 A사는 업계 최초 3분기 내 매출 1조를 달성했다. 만약, A사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 선두를 확고하게 굳힐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뿐 아니라 수액 시장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B사도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 현재 수액시장은 CJ헬스케어를 포함해 3개 제약사가 경쟁하고 있는데, B사의 CJ헬스케어 인수가 성사된다면 수액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CJ헬스케어가 수액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후보는 화장품, 헬스케어는 물론 제약 분야까지 뛰어든 R&D 전문기업 C사다. C사는 제약분야 육성을 위해 미국, 일본 등의 제약사들과 협력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C사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한다면 국내 제약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만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높은 인수가격을 감당하기 어렵고, 고용승계나 분할 매각이 힘들며, 인수 후 시너지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A사 관계자는 “솔직히 CJ헬스케어를 인수할 수 있는 자본금도 없고, 무리해서 추진할 경우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고 본다”며 “게다가 인력, 생산 공장 등이 모두 인수 대상에 포함되는 데 이 정도 규모를 우리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다"며 "만약 회사 대표가 비밀리에 추진했다면 모를까현재로선 잘못된 정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사 관계자도 “회사 내 M&A 전담부서까지 모두 확인해본 결과 인수의향서를 쓴 적도 없고,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아마도 CJ라이온과 함께 하는 사업들이 몇 개 있어서 이런 소문이 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CJ그룹 "아직 CJ헬스케어 매각 방향 논의 중" 
 
CJ그룹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수 후보에 관한 소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더불어, CJ헬스케어 매각에 관한 건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CJ헬스케어 인수 후보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인데 이런저런 소문만 나고 있다”면서 “그룹 내에선 아직 매각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어떤 조건을 내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에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A사나 B사의 경우는 가능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C사의 경우는 왜 후보로 떠올랐는지 의문"이라며 "우리가 인수한다면 모를까 반대 상황은 생기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J헬스케어 관계자도 “소문만 들으면 국내 내로라하는 모든 제약사와 사모펀드가 CJ헬스케어 인수 의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본사에서 어떤 지시도 내려오지 않았고, 내부에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기에 인수 후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한편, 증권업계도 3개 회사의 CJ헬스케어 인수 후보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국내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는 "세 회사 모두 CJ헬스케어를 인수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왜냐하면 A사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굳이 1조원이나 되는 CJ헬스케어를 매입해 리스크를 감당하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B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액 파트만 따로 매입할 수 있으면 인수에 나설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며 "C사 유력 후보설은 그냥 소문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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