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자회사로 제약사인 콜마파마를 두고 있는 화장품 글로벌기업 콜마가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그 향배가 관심이 높다. 앞서 2년 여 전에도 한국콜마는 CJ그룹과 제약부문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외국계 투자은행 도이치증권을 자문사로 선정, CJ헬스케어 인수를 검토한 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CJ헬스케어의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21일 매각 예비 입찰에 참가한 국내외 투자사 7곳 중 한국콜마와 칼라일, CVC캐피탈, 한앤컴퍼니 등 4곳을 최종후보로 선정해 통보했다. 당초 추측과 달리 국내외 제약사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콜마만이 전략적 투자자(SI)이며, 나머지 3곳은 모두 글로벌 사모펀드이고 내년 1월말 이전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매각은 초기 예상 금액이 1조원을 웃돌았다.
인수가가 너무 높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예비입찰 결과 인수금액을 1조5000억원까지 제시한 후보도 있었다는 전언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후보로 선정된 투자사들이 써낸 인수 금액은 적게는 7000~8000억원부터 많게는 1조5000억원까지 나왔다”며 “한국콜마가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흥행에 실패할 뻔했던 CJ헬스케어가 1조원이 넘는 초대형 대박가에서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윤동한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약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웅제약 출신인 윤동한 회장이 제약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윤 회장은 1975년 대웅제약에 차장으로 입사해서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인물로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이에 한국콜마가 주력 사업은 화장품이지만, 제약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사업 비중은 71.4%, 제약사업 비중은 28.6%를 차지한다.
제약 사업 매출 추이를 보면 2013년 996억원, 2014년 1143억원, 2015년 1315억원, 2016년 1654억원으로 매년 18%씩 성장했다.
지난 2월에는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제네릭인 ‘텔로핀정’을 국내 제약사 20곳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글로벌 제약사 애보트와 말초신경 통증 치료제 독점 판매 계약도 맺은 바 있다.
한 증권사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한국콜마의 화장품 사업은 사드로 인해 성장세가 꺾였지만, 제약사업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넘게 증가하는 등 전체 매출에서 자치하는 비중이 3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가 성사된다면, 매출 1조원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가 현실화된다면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M&A 시너지 효과로 인해 국내 제약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측은 "비밀유지 각서를 쓴 상태라 어떤 내용도 발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인수가 성사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