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바이오 산업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정부가 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KRIBB’)은 지난 26일 바이오 분야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2024년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2015년부터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플랫폼바이오(기초), 레드바이오(보건의료), 그린바이오(농업), 화이트바이오(화학·에너지) 등이 유망기술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향후 5~10년 내 실현이 기대되는 10개 바이오 유망기술에는 플랫폼바이오 분야 △ 차세대 롱리드 시퀀싱 △ DNA 나노모터△ 인간-기계 상호작용 제어기술, 레드바이오 분야 △ 마이크로바이옴 표적 항암백신 △ 신경질환 치료 전자약 △ 면역펩티도믹스 등이 포함됐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선 △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육종 △ AI 기반 자율재배 스마트팜, 화이트바이오 분야 △ 바코드 미생물 △ 데이터 기반 친환경 농약 합성기술 등으로 유망기술 정보 포털사이트 바이오인에 공개했다.
플랫폼바이오는 레드, 그린, 화이트바이오 외에 바이오 전반에 교차(Cross-cutting)하는 영역으로, 새로운 발견을 이끄는 동시에 그 자체가 산업을 형성하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플랫폼바이오 중 ‘차세대 롱리드 시퀀싱’은 수십만 개 이상의 DNA/RNA 분자에 담긴 염기서열 정보를 보다 길게, 높은 정확도로 해독하는 기술이다.
기존 시퀀싱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염색체 단위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 탐색과 고품질 유전체 지도 작성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특히, 모든 신생아 유전체를 시퀀싱하는 프로젝트가 영국과 미국 뉴욕시에서 추진될 예정으로, 정밀의료 핵심인 개인 유전체 시퀀싱에 대한 시장 가능성은 해당 기술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다.
국내 기업 중엔 마크로젠 등이 꼽힌다.
레드바이오 중에선 ‘마이크로바이옴’이 대사, 면역, 뇌신경 질환뿐만 아니라 암의 성장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표적 항암백신’이 미래 유망기술로 선정됐다.
항암백신의 표적이 되는 신생항원이 적게 존재해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일부 난치성 암에 대해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레드바이오 분야에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린바이오 분야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합성생물학 패러다임으로 세계적인 난제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육종’이 선정됐다. 유전체 분석, AI를 활용해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로 지속가능 농업 실현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린바이오에는 CJ제일제당, 대상 등 식품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화이트바이오 분야는 무해한 미생물에 특정 DNA 서열(DNA 바코드)을 삽입, 경제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출처 정보 및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바코드 미생물’이 제품 유통, 감염병 추적, 법의학 등 활용 기술로 선정됐다.
노경원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은 고령화, 감염병, 기후변화 등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 미래비전도 갖고 있다”라며 “유망기술 발굴과 투자 강화는 물론, 글로벌 선도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R&D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