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자사 제품의 품질 향상 뿐 아니라 제품의 패키지 리뉴얼 등을 통한 외관 차별화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약사 제조 및 소비자 복약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용 점자 표기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근래 코로나19 유행으로 수요가 급증한 감기약 부문에서의 리뉴얼 시도가 돋보인다.
동아제약은 근래 액상캡슐 감기약 ‘판텍큐 플러스’를 리뉴얼 출시했다. 패키지에는 직관적인 복약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복약지도 탬플릿 디자인이 적용됐다.
판텍큐 플러스는 감기 증상별로 세분화해 종합감기약·코감기약·목감기약 등 3종으로 출시됐다.
지난해 삼일제약은 34년 동안 해열진통제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어린이 부루펜시럽’ 패키지를 변경했다. 기존의 파랑·주황 색 조합은 유지하면서 캐릭터 이미지를 삽입해 익숙한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는 설명이다.
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어린이부루펜시럽 80ml 제품에는 시각장애인 식별용 점자를 추가해 의약품 오용 사고를 방지했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초창기 디자인으로 회귀한 사례도 있다. 이달 초 GC녹십자는 자사 어린이 소화제 대표 제품인 ‘백초 시럽 플러스’ 패키지에 초창기 출시 디자인을 적용했다.
초기 디자인을 활용함으로써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전문약, 약사 제조·환자 투약 혼선 방지
한편, 전문의약품의 경우 일선 약국에서 제조할 때 포장과 제형의 유사성 때문에 제형에 대해 혼선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가 복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실제 지난 2020년 서울시약사회는 회원들로부터 의약품 유사 포장·사용기한·제조번호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품목을 접수받기도 했다.
이 같은 약사들의 불편이 제기됨에 따라 제약사들도 유사포장 변경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해 비아트리스코리아·제일약품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피토플러스(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를 출시 약 3개월 만에 리뉴얼 출시했다.
용량별로 구분된 패키지 색을 더 눈에 띄게 차별화하고, 뒤이어 PTP 호일 색상에도 이를 적용해 포장을 전면 변경했다.
출시 단계부터 패키지에 신경을 쓴 경우도 있다. 종근당그룹 경보제약은 지난달 당뇨병 치료 복합제 빌다메트정(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을 세가지 용량 버전으로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동일성분 의약품이 알루미늄 PTP 포장을 적용한 것과 달리, 개선된 흡습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병 포장으로 출시해 조제 편의성·복약 순응도 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 맞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시도의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약이 워낙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약사와 소비자의 눈에 잘 띄면서도 투약 오류를 줄이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저명 디자인 어워드 적극 출품할 정도로 열정적
한편, 근래 들어 제약사들이 직접 저명한 세계 디자인 어워드에도 자사 제품을 적극 출품할 만큼 패키지 차별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2022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아제약은 이번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파티온에 대해 본상을 수상했는데, 앞서 어린이 건기식 ‘미니막스 정글’, 멀티비타민 ‘셀파렉스’도 해당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친환경 요소·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으로 심미성과 사회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iF 독일 본사에 직접 출품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원제약 건기식 브랜드 ‘장대원’도 해당 어워드에서 각 제품과 관련된 신체 기관을 픽토그램으로 표현해 직관적인 이해를 높인 점 등을 인정받아 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