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을 둔 의료계와 약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료계는 이런 상태라면 의약분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까지 내놓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27일 성명을 통해 "서울시약사회가 성분명 처방을 반대하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를 비난하며 국민 불편을 의사들이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은 딱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라며 "사실 국민들이 약 재고가 없어 약국을 헤매면서 불편을 느끼는 이유는 모두 의약분업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의사들이 원내 조제한다면 국민들이 약을 타기 위해 약국을 전전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의약분업 시행 이후 혜택을 본 것은 오로지 약사며, 그 혜택으로 부를 쌓고 있다"고 했다.
의약분업 이후 재평가가 필요하지만, 20년 넘게 아무런 조치도 없이 의료계 양보만 바란다는 게 의사단체 주장이다.
전의총은 "국민을 위한다면 차라리 처방료도 없애고 대체조제를 활성화하자"며 "의약분업당시 했던 협약을 지키지 않으면서 의사들에게만 양보를 요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약사회 성명서를 통해 두 직역 간에 얼마나 많이 불신이 생겼는지 알게 됐다"며 "의사들은 더 이상 약사를 믿지 못하겠다. 이렇게 적이 돼 싸우는 약사를 어찌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아무런 근거 없이 의사들이 제약사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다며 공개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단체는 "리베이트는 불법이고 선샤인법이 시행돼, 이제 의사들은 제약사 직원들이 약 설명을 위해 만나 달라고 하는 것조차 꺼려지고 있다"며 "반대로 '백마진'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뒷돈을 받았는지 전국의 약사들을 모두 조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합법적인 금액만 받은 것이 맞는지, 법에 명시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추구했는지 궁금하다"며 "분명한 것은 약사와 의사 사이 동행은 끝났다., 당장 의약분업을 철폐하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