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그간 수차례 지연된 가운데,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실패로 또 다시 연기됐다.
당초 부광약품은 파킨슨병 운동이상증 신약 'JM-010'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코자 했으나 계획이 무산되면서 향후 연구개발비 조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부광약품은 JM-010 후기 임상 2상 결과와 관련한 기업설명회(IR, Investor Relations)를 열고 향후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22일 JM-010 후기 2상 ASTORIA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이사는 "JM-010 임상 결과가 안 좋게 나왔기 때문에 기존에 계획하던 신속한 IPO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시기적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콘테라파마는 지난 2010년 노보노디스크 출신 화학자 존 본도 한센과 미카엘 톰슨이 설립한 덴마크 중추신경계(CNS) 신약 개발회사로, 부광약품이 2014년 34억 원에 인수하며 자회사가 됐다.
부광약품은 인수 후 연구개발비 확보를 위해 IPO를 추진했지만, 2021년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상장에 실패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지난해 초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IPO에 재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수차례 지연됐고, JM-010 임상 실패로 무기한 연기됐다. 다만, 부광약품은 IPO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콘테라파마 역량을 보면 IPO를 아예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측면이 있다"며 "IPO 계획을 중단하겠다거나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딜레이는 불가피하지만 목표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콘테라파마 상장 연기돼서 부광약품 실적 부담 커질 듯
업계 일각에서는 상장 연기로 콘테라파마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부광약품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 흑자 전환했지만 아직도 연결기준은 적자다. 콘테라파마의 영업손실 때문인 건 확실하지만 JM-010 임상 결과로 인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콘테라파마는 부광약품이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영업손실 폭이 작아질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파이프라인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른 시일 내 향후 투자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이 콘테라파마 본사인 덴마크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제영 대표는 "OCI는 신사업인 제약·바이오 사업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으며, 한축으로 부광약품을 중시하고 있다. 부광약품에서 JM-010 비중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아쉬운 임상 결과로 인해 OCI의 부광약품에 대한 정책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