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내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연수)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故 박원순 시장이 추진했던 강남·강북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으로,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종합병원과 국내외 바이오 제약기업·R&D연구소 등을 유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노원구 창동차량기지·도봉면허시험장 부지 약 7만5000평(24만7933㎡)에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에 서울대병원 유치설이 돌면서 주민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금년 4·7 재보궐선거 당시 해당 부지에 복합쇼핑몰·돔구장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명확한 계획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의 궁금증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노원구-서울대병원 협약 체결…일자리 창출 기대감
지난해 11월 9일 노원구와 서울대병원이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됐다.
베드타운으로 알려진 창동 차량기지 일대를 보유한 노원구에서 약 8만명 일자리 창출 가능성 등 서울 동북권의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특히 큰 바이오산업 활성화 성공 요인은 병원이 중심시설로 들어서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업무협약식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 인구는 서울 자치구 25곳 중 4위, 강북 1위지만 사업체 수는 18위에 그칠 정도로 일자리가 부족해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원서울대병원이 개원하면 동북권 경제를 활성화하고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이끄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방향성을 잃지 않고 노원구 뿐 아니라 서울 시민들, 경기 북부 모든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노원구와 서울대병원은 양기관 공공 실무TF를 구성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금년 1월부터 서울대병원은 노원구청에 팀장급 인력을 파견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 직후에는 병원 건립 주춤 분위기
기대가 커지는 한편 금년 봄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며 사업계획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졌다.
그의 공약대로 노원구 창동차량기지·도봉면허시험장 부지에 병원과 제약기업 유치보다는 복합쇼핑몰과 돔구장 유치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병원 건립 뿐 아니라 희귀난치질환 치료 등 R&D 역할을 하는 연구병원 기능을 수행한다는 복안을 꾀했던 만큼 서울대병원 입장에서는 입지가 축소될 수 있어 고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노원 서울대병원이 약 1300병상 규모로 개원하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소재 본원을 암 특화 전문병원으로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주요 진료과와 인력을 노원서울대병원에 배치해 연구개발 거점 병원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기 병원 측은 별다른 확정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노원구 입장에서도 서울대병원 유치에 확신을 표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답답함이 이어졌다.
금년 9월 노원구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당선 후 사업계획이 달라진 것은 맞지만 현재 지상은 바이오단지로, 지하는 쇼핑몰을 짓기로 하며 절충안을 찾았다”고 전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 “700병상 오픈→1200병상 확대”
그런데 금년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노원서울대병원 건립이 가시화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13일 창동·상계 일대를 방문해서 “서울대병원 유치를 통해 바이오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병원 유치 필요성에 적극 동의하면서다.
오 시장은 ‘동부간선 진출입 교통정체 개선대책 모색 및 동북권 제4도심 개발 구성안’을 발표하고 “바이오메디컬단지에 서울대병원이 들어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병원이 중심시설이 될 것이고 바이오클러스터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바이오 단지는 집적도가 높아야 효율성이 높다. 수직계열화가 이뤄져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서울대병원 유치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원구는 서울시의 이러한 결정에 환영을 표했다.
노원구 측은 “오 시장이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서울대병원 유치를 통한 바이오 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근 노원구는 서울대병원 유치를 확정짓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민들과 만나 해당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금년 12월 2일 열린 상계 6·7동 지역현황 간담회에서 오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서울대병원 측이 ‘부지가 확보되면 본원 규모 이상의 병원을 새로 건립하겠다, 노원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측은 일정 평수의 부지 확보를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르면 병원 측은 약 2만평의 부지가 확보된다면 종로구 소재 본원은 암 진료 전문으로 특화하고 새 병원은 700병상 규모로 개원, 추후 1200병상으로 확대 가동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지 확보 등 첫 단추부터 끼우고 있는 시기인 만큼 아직까지 확정적인 발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원구청에 파견된 서울대병원 노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TF팀 관계자는 “2021년 연말 의정부시와 도봉 면허시험장 의정부 이전 관련 협약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허시험장을 이전하게 되면 해당 부지 소유주는 경찰청이고 이는 국유지다. 소유주 승인이 나지 않은 단계에서 병원 건립 계획을 확정짓기는 어렵다”며 “병원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이 된 바는 없고 다음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