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앞으로 의료기기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에 리베이트를 주고받거나 거래처현황 등 영업비밀을 요구하는 등의 부정행위가 더욱 엄격하게 단속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등 징계조치의 근거가 될 전망인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해 최근 확정된 내용을 공개했다.
표준대리점계약서는 합리적 거래조건 설정 및 안정적 거래 보장, 불공정관행 근절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등 징계조치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공정위는 표준대리점계약서 상향식 제개정 절차 신설을 포함한 대리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업종 공통적으로는 반품의무 명시, 납품 세부조건 합의, 대금지급 수단 제시, 지연이자율 명시 등의 내용을 규정했다.
의료기기 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일부 의료기기업체가 위반해 징계를 받은 바 있는 '거래처 현황과 판매가격 등 영업비밀 요구 금지' 조항이 추가됐다.
반대로 공급업자가 대리점에게 주문한 상품의 종류나 수량 등 주문내역의 정당한 확인요청을 거부 또는 회피하는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또한 의료기기분야에서 주요 수입원으로 여겨지는 A/S등의 업무 위탁시 별도의 약정서를 작성할 의무도 발생한다.
대리점보다 직영점의 판매 가격이 더 낮을 경우 공급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리베이트 제공이 금지된다.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할 시, 시정요구 및 계약해지도 가능하다. 일방적인 리베이트 제공으로 다른 한쪽이 손해를 입은 경우의 배상 책임도 규정했다.
이밖에도 기존 대리점 인근 지역에 새로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거나 직영점을 개설할 경우 공급업자는 기존 대리점에 이를 알려야 하며 영업지역을 설정해 운영하는 경우는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기 전(前)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 측은 "의료기기 업종은 영상진단기기부터 안경, 보청기 등 품목이 매우 다양하며, 특히 의료기관에 대형 기기ㆍ장비 등을 납품하는 대리점에 대해 거래처현황ㆍ판매가격 등 영업비밀을 요구하는 경영활동 간섭 행위 가능성이 나타났다"며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는 대리점분야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단일기준으로는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고 있으며(100점 만점에 20점), 협약 평가 결과에 따라 직권조사 면제, 표창 수여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