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병원 1위. 서울아산병원(Asan Medical Center/AMC)의 임상연구와 진료 분야는 세계 유수병원들과 비교해도 ‘최고’라고 자랑할 만큼 대한민국 대표 의료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1989년 개원 후 현재 총 46만여㎡(14만평) 부지에 2700병상의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우뚝 섰으며 하루 평균 외래진료 환자 1만2000여명, 입원환자 2700명, 고난도 수술 270건 이상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서울아산병원은 초일류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국제인증 기준을 갖춘 '아산 글로벌 스텐다드(Asan Global Standard/AGS)를 지난 2011년부터 구현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방역에서도 역할이 확실히 입증된 AGS가 주목받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서울아산병원 정성문 AGS실장(마취통증의학과·사진)을 만나 AGS가 언제 도입됐으며 현재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들어봤다.
Q. AGS 도입 시기는
A. AGS가 적용된 시기는 2011년이지만 훨씬 이전인 지난 2003년부터 국제진료지침(JCI)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적극 검토했다. 국제기준 문항분석도 이때부터 시작됐으며 2007년에는 세부문항 등 더 깊이 있는 검토가 이뤄졌다. 그리고 2010년 싱가포르의 JCI교육프로그램을 접하고 당시 진료부원장이었던 박성욱 원장이 병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 TF팀을 꾸려 한국의료 실정과 비교분석한 후 서울아산병원에 맞는 AGS를 만들었다.
Q. AGS 도입 취지는
A.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의학의 표준이 되는 선진의료체계 확립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AGS를 구축했다. 이는 2700병상의 거대한 병원을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기관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 의료과정에서의 올바른 체계를 갖추고 정비하는 일이다. 환자 안전과 진료 및 약물 관리, 수술 및 마취, 감염 관리, 환자 및 보호자 교육, 시설 관리 등 14개 분야로 이뤄진 팀을 구성해 각 팀들은 해당 분야에서 의무기록 서식변경, 업무과정 개선, 동의서 형태 변경, 교육체계 수립 등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꾀하고 있다.
Q. AGS와 JCI 다른 점
A.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는 미국 인증기구의 평가이고 AGS는 아산메디컬센터에서 만든 인증평가다. AGS는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인증제는 물론 JCI 항목도 상당부분 포함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인 환자감염관리 및 진료시스템 등의 평가기준을 한국의료 실정에 맞게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고 필요한 부분은 더 강화해 재편된 부분이 많다고 보면된다. JCI 항목은 2200여개이고 AGS는 2900여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AGS 업데이트 버전을 구축 중이며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Q. AGS가 JCI보다 더 강화된 부분은
A. AGS도 방향성과 궁극적인 목적은 JCI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환자안전과 의료 질(質)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기 때문에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AGS에는 최근 세계적으로 근거가 확립된 진료표준 항목이나 프로토콜을 준수하는지에 따른 평가가 포함돼 있다. 또한 JCI 평가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라 우리 기준에서는 높은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Q. JCI 평가는 3년마다 갱신을 하는데 AGS 평가 주기는 어떻게 되나
A. 현재 Asan Global Standard는 상시평가를 하고 있다. 도입 첫 해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나눠 실시했지만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줘 빠른 기간 내 정착한 것 같아 현재는 일상생활에서 상시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대표 다빈도 질환인 위암과, 간이식 등 환자가 이용하는 병원시스템을 살펴보면 병동과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실, 거쳐 갔던 검사실 등이 이어진다. 이 동선을 따라 시스템을 체크하고 더 강화시킬 부분과 개선돼야 하는 부분들을 구분해 평가항목을 더 깊이 있게 구성하고 교육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
Q. 의사들을 포함 직원교육은 별도 진행하는지
A.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현장 부서에서 왜 AGS를 따라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신입직원은 물론 각 부서마다 지속적인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진료파트 부분에서 약물이 안전하게 투여해야 하는 기준이 있지만 우리 병원에서 어떻게 투입해야 하는가를 실질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3년째 접어든 AGS가 병원 내 완벽히 정착돼 내년에는 버전2를 실행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미국은 물론,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방식이 조금 다른 영국까지 벤치마킹을 마치고 두 번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적용할 방침이다.
Q. 이번 메르스 사태 때 완벽 방어한 비결로 AGS가 꼽히는데
A. 실제 AGS는 실제상황을 연출해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모의훈련에는 재난대응 매뉴얼로 에볼라 환자의 내원 상황을 훈련했다. 에볼라 환자의 응급처치만 하고 거점병원으로 전원시키는 상황과 거점병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재원할 경우, 수술해야 하는 경우 등을 훈련한 것이 이번 사태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직원들은 AGS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 이번 메르스 사태때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려오는 감염관리 규정을 준수하는 수준이 매우 높았다. 이번 사태를 넘기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꼈다.
Q. AGS 미래 방향
A. AGS는 말 그대로 글로벌 기준이기 때문에 AGS를 수출할 계획도 있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차후에는 비즈니스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AGS 데이터를 활용한 수준 높은 논문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